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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주유소는 SK 휘발유만' 쓰는 전속거래 완화…기름값 인하는 미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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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0% 이상 혼합거래' 전격 합의
    정유사 시설투자·마케팅 중단땐
    지방 영세 주유소는 몰락할 수도
    민간 주유소가 제휴 정유사의 기름만 구매하던 ‘전속거래제’(전량 구매 의무)가 40여 년 만에 완화된다. 지난 9일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의 중재로 정유사와 주유소가 의무구매 비율을 100%에서 60%로 낮추는 ‘혼합 판매’에 합의하면서다. 주유소 가격 경쟁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는 기대와 함께 영세 주유소의 몰락과 유통망 혼란을 부추길 것이라는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가구당 자동차 보급률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던 1990년대 초 정유사들은 주유소 업주에게 가판(폴 사인) 교체 등 각종 시설 비용을 지원하는 대신 자사 기름만 쓴다는 약속을 받았다. 전속거래제의 시작이다. 정유사는 예측 가능한 판매처를 확보하고, 주유소는 초기자본 부담을 덜 수 있다는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며 관행으로 굳어졌다.

    전국 1만235개 주유소 가운데 정유 브랜드 4사(SK에너지, 에쓰오일, HD현대오일뱅크, GS칼텍스) 간판을 단 민영 주유소 8000여 개가 전속거래 주유소다. 나머지는 알뜰주유소와 NH주유소, 정유 4사의 직영주유소다.

    제휴 정유사 제품의 의무구매 비율이 60%로 낮아지면 전속거래제는 제도의 틀 자체가 바뀐다. 지금까지 GS칼텍스 간판을 단 주유소는 100% GS칼텍스 기름만 구매했지만, 앞으로는 의무구매 비율(60%)을 제외한 40%는 더 싼 가격을 제시하는 다른 정유사 기름으로 채울 수 있다. 매입 단가(도매가격)가 저렴해지면 소매가격을 L당 수십원가량 낮출 여지가 생겨 소비자도 혜택을 누릴 것으로 기대된다.

    주유소 현장의 반응은 기대 반 불안 반이다. 제휴 정유사가 제공하던 간판 교체, 유류 탱크 보수, 각종 마케팅 인센티브 등이 약해지지 않겠냐는 우려 때문이다. 한 주유소 점주는 “세차기 리스 보조, 제휴 편의점 입점 등 전속 주유소로서 얻는 혜택이 많다”며 “매입량을 줄이면 유지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정유사와 카드사가 분담하던 ‘주유카드 할인’을 혼합거래 주유소에도 계속 적용해줄지도 관전 포인트다. 이 때문에 업계에선 정유사가 전속 주유소에 제공하던 혜택을 둘러싼 2차 갈등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정유사가 제휴 주유소 지원을 줄이면 지방 영세 주유소들이 폐업 위기에 내몰릴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전속거래제를 유지한 한국의 공장 출고가가 제도를 폐지한 일본보다 저렴한 측면이 있다”며 “전속거래제 폐지가 기름값 인하로 이어진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복수의 정유사 기름을 섞어 파는 혼합 판매가 품질을 떨어뜨린다’는 일부 운전자의 우려는 기우에 가깝다는 게 중론이다. 국내 정유 4사의 석유 제품이 표준화돼 있어 품질 차이가 거의 없어서다.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 “지금도 SK에너지의 기름을 넣었다가 가까운 에쓰오일 주유소에서 기름을 채우지 않느냐”고 말했다.

    김대훈/박종관/김리안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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