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10배 뛸 때 전혀 안 올랐다…지금 사두면 돈 되는 주식" [노정동의 어쩌다 투자자]
김민국 VIP자산운용 대표
"반도체 실적 견고…언제 꺾일지는 알 수 없어"
"자산가치 높은데 주가 눌린 지주사 많아"
"주주정책 잘 하는 기업에도 투자 기회 있어"
"금리인상기, 악재에 민감도 높아질 수 있다"
"반도체 실적 견고…언제 꺾일지는 알 수 없어"
"자산가치 높은데 주가 눌린 지주사 많아"
"주주정책 잘 하는 기업에도 투자 기회 있어"
"금리인상기, 악재에 민감도 높아질 수 있다"
김민국 VIP자산운용 대표(사진)는 15일 한경닷컴과의 인터뷰에서 "돈도 잘 벌고 주주정책도 개선됐는데 반도체가 10배 오르는 동안 주가가 전혀 안 오른 기업들이 많다"며 "지금처럼 소외돼 있을 때가 투자할 좋은 시기"라고 말했다.
VIP자산운용은 저평가 기업에 장기 투자해 기업가치 개선으로 수익률 제고를 추구한 국내 대표 가치투자 자산운용사다. 2003년 설립 이후 순자산총액(AUM) 10조원을 굴리는 운용사로 성장했다. 최근에는 저평가 종목에 투자해 주가 상승을 기다리는 대신 '우호적 행동주의'를 표방해 적극적인 가치투자에 나서고 있다.
▷반도체 주도의 코스피 강세장은 언제까지 계속될까.
"돈은 수익률을 찾아서 움직이기 때문에 그런 관점에서 반도체가 단기간 내에 꺾인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드물다. 2~3년은 끄떡없이 간다고 많은 사람이 예상하는 데 동의한다."
▷반도체주에 위험요인이 있을까.
"경기민감(시클리컬) 기업들이 돈을 많이 버는데 신기하게도 주가가 내려가는 경우가 있다. 주가는 누가 팔 때보다 더 이상 사줄 사람이 없을 때 떨어진다. 2022년 HMM 순이익이 전년 대비 2배로 뛰었는데 주가는 이미 그 전부터 꺾이면서 'X자'(실적-주가 곡선) 형태가 나왔다. 시장에선 실적 지속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던 거다. 반도체 업황 자체는 어느 정도 계속 갈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어느 시점에 꺾이느냐는 아무도 얘기해줄 수 없다."
▷반도체주 이후엔 '피지컬 인공지능(AI)', '로봇' 관련주가 이어받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지금 로봇 기업 중에서 비현실적인 주가수익비율(PER)을 받는 기업들이 있다. 논리의 영역이 아니다. 단순히 로봇 자체보다 지금 돈을 벌고 있는 기업인지가 중요하다. 현재 자동차 부품 회사 중에 그런 가능성을 보여주는 기업들이 꽤 있다. 현재의 사업으로 돈도 벌지만 향후 로봇 사업까지 더해지는 '꽃놀이패'를 쥐고 있는 기업들이다."
▷코스피가 8000대까지 단기간에 뛰면서 반도체를 놓친 투자자들이 아쉬워하고 있다. 안 오른 종목이 있나.
"가장 저평가된 기업은 지주사다. 특히 중소형 지주사 중에선 주가순자산비율(PBR) 0.1~0.3배 기업들이 널려 있다. 돈도 잘 벌고 쌓아둔 현금도 많은데 주가가 눌려 있는 기업들이다. 어떤 기업은 보유한 상장사 지분 가치보다 시가총액이 낮은 기업도 있다. 상법개정 등을 통해 코스피지수가 이렇게 많이 올랐으면 저PBR이 없을 법도 한데 여전히 많다. 설비투자(CAPEX)를 제외하고도 현금 흐름 대비 너무 저렴하다. 반도체에 대한 관심이 좀 지나가면 이런 회사들이 재평가받는 구간이 오지 않을까."
▷지주사 외에 관심을 둬야 하는 기업들은 어디가 있나.
"주주 정책 잘하는 기업들이다. 이것은 그냥 산수다. 배당을 주당 1000원 하는 회사에서 자사주 절반을 소각하면 배당금이 2배가 되는 효과인 거다. 그만큼 주당순이익(EPS)도 늘어난다. 조용히 그리고 꾸준하게 주주 정책 개선하는 기업들이 있다. 지금 반도체 쏠림 때문에 이런 기업들이 주목을 못 받는다. '벌거벗은 임금님' 우화처럼 어느 순간 딱 깨닫는 지점이 오면 이 주가가 말이 되나 싶을 때가 온다."
▷금리인상기 초입에 들어섰다. 이번에는 금리인상이 주식시장 유동성에 부담을 준다는 공식이 깨질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코스피 이익 차원에선 그런 얘기가 나올 수 있다. 그런데 금리인상이 생각보다 영향을 주는 게 많다. 기관 차원에선 기계적으로 주식 비중을 줄여야 하는 측면이 있다. 예컨대 삼성전자의 향후 영업이익이 몇백조원을 전망하는데 평소(저금리)라면 이런 숫자가 주가를 다 끌고 간다. 또 한 번 얘기하지만, 주가가 떨어질 때는 누군가 사줄 사람이 없을 때다. 이런 (금리인상) 구간에선 (실적의 견고함이) 약간의 미스매치만 나도 갸우뚱할 수 있는 거다. 할인율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결국 수익률을 좇아가는 거다."
▷3차에 걸친 상법개정으로 투자자 불신이 많이 해소됐다는 얘기도 나온다.
"세 번에 걸친 상법개정이 선언적 의미라면 자본시장법 개정을 통해 세부적인 규칙들을 정해야 한다. 예컨대 이사의 주주에 대한 충실 의무라면 합병할 경우 의무 공개매수를 해준다든지, 합병가액 산정 시 기준가를 산출하는 방법 같은 것들 말이다. 이해당사자 중 일반 주주만 빼놓고 논의되던 일들과 과거 잘못된 거버넌스(지배구조)에서 발생했던 비상식적인 일들이 재발하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대주주가 나머지 주주들을 설득해 밸류에이션(기업가치 평가)을 높이거나, 기업설명회(IR)에 열심히 나서거나 그럴 때 본격적인 거버넌스 개선이 이뤄질 수 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