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가상인물 AI 광고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에는 이런 광고가 넘쳐난다. AI 기술 발전으로 가짜 의사·교수 등 그럴듯한 전문가 이미지가 더 정교해졌고, 소비자는 감쪽같이 속고 있다. 진짜와 가짜를 영상만으로 구별하기는 불가능에 가깝다. 건강기능식품, 금융 투자상품 등 판단 근거가 필요한 영역일수록 가짜 영상이 판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최근 AI 활용 광고와 관련해 ‘표시·광고 심사지침’ 개정안을 마련, 행정 예고했다고 한다.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꼭 필요한 조치다. 앞으로 광고 속 모델이 AI로 만든 가상인물이면 반드시 이를 명시해야 한다. 소비자 판단력을 흐리게 하는 가상 모델에 대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마련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일부 가상인물을 내세운 광고는 기존 영상·이미지 등을 무단 도용해 저작권 생태계를 교란하는 문제도 낳고 있다. 단순 표시 의무만으로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 또한 나온다. 광고에 작은 글씨로 ‘가상인물’이라고 적더라도 화면을 가득 채운 그럴싸한 얼굴과 목소리는 소비자를 충분히 현혹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경고 문구 등이 더해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AI 기술 발전의 속도는 놀랍다. AI가 그린 작품이 권위 있는 미술전에서 우승을 차지(‘스페이스 오페라 극장’ 사건)하고, 일본 아쿠타가와상 수상작도 AI와 협업으로 탄생(구단 리에 소설 ‘도쿄도 동정탑’)하는 시대다. AI는 사람의 필치를 흉내 내고, 실물보다 아름다운 허상을 만들어낸다. 앞으로 인간과 AI의 경계는 더 희미해질 것이다. 그만큼 기술에 대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AI라는 도구를 통해 만들어진 가짜 영상과 이미지가 가득 찬 미래는 상상하고 싶지 않다.
안정락 논설위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