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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차 끌고 러닝해요"…육아·일상 함께하는 맞벌이 부부에 인기 [현장+]
아이와 함께 추억 만들 수 있어 3040 '인기'
사람 몰려 신청 첫날 사이트 다운되기도
러닝 큰 손 3040…육아와 함께 러닝까지
사람 몰려 신청 첫날 사이트 다운되기도
러닝 큰 손 3040…육아와 함께 러닝까지
28일 오전 8시30분경 서울시 종로구 광화문광장. 주황색 티셔츠를 입고 유아차 손잡이를 쥔 엄마·아빠들이 일제히 달리기 시작했다. 유아차 안에서 평온하게 앉아있던 아기들은 엄마 아빠가 달리자 신난 듯 양손을 들어 올리기도 했다. 반면 아이가 울어 급히 달래는 아빠도 있었다. 혼자서 기록을 측정하는 마라톤이 아닌, 가족과 함께 뛰는 '2026 서울 유아차 런' 출발 모습이었다.
2만명 모인 서울 '유아차 런'…추억 만들기 위해 러닝 시작도
유아차런 인기는 신청 과정에서부터 확인된다. 신청 첫날 순식간에 트래픽이 몰려 사이트가 다운될 정도였다. 서울 유아차 런은 서울시에서 주최하는 행사로, 지난 2024년부터 매년 개최됐다. 행사 규모도 확대됐다. 2024년에는 1000팀, 2025년·2026년은 5000팀을 모집해 올해는 참가자 약 2만명을 기록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첫날에 가장 많은 사람이 신청했다"며 "첫날에만 90% 이상 모였다"고 설명했다.
이날 유아차 런에 참여한 부모와 아이 모두 만족도가 높았다. 평소 러닝을 즐기는 남지원(36) 씨는 아내와 함께 6살, 3살 되는 아이들과 함께 마라톤에 참여했다. 막내는 유아차에, 첫째는 아빠 손을 잡고 있었다. 남씨는 "아이들이랑 행사에 참여하기 쉽지 않은데 이렇게 아이들이랑 함께 즐길 수 있는 행사가 있어 좋다"며 "오늘 속도는 신경 안 쓰고 아이들이랑 추억을 쌓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유아차 런을 통해 3040 소비자가 러닝 시장에 유입되기도 했다. 안 군의 엄마인 김선하(43) 씨는 평소 러닝을 해보지 않았다. 김씨는 "아이랑 추억 만들기 위해 왔다"며 "오늘 완주가 목표다. 편히 참여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유아차 런에 참여하기 위해 일주일 전부터 러닝을 시작한 참가자도 있었다. 4살인 첫째와 1살인 둘째, 남편과 함께 행사에 참여한 차하나(33) 씨는 "오늘을 위해 급히 러닝을 시작했다. 남편은 오늘이 처음"이라며 "취미랑 육아를 같이할 기회가 별 없어서 더 기대된다. 소중한 기회라고도 생각한다"고 했다.
가족 러닝 행사 매진, 매진, 매진…러닝 매장 이용액 증가율 3040↑
실제로 3040의 경우 러닝 시장의 큰손이기도 하다. 신한카드 빅데이터 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지난 2023년과 비교해 3040의 러닝 전문 매장 이용 금액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30대 이용 금액 증가율은 232%로 전 세대 중 가장 높았다. 40대는 226%로 그 뒤를 이었다. 반면 20대는 177%로, 3040이 20대의 이용 금액 증가율을 뛰어넘었다.
3040의 러닝족과 부모 소비자가 맞물려 '가족 러닝' 시장이 커지는 것이다. 부모들이 아이들과 함께하는 러닝에 열광하는 이유는 탄력성에 있었다. 러닝의 경우 언제, 어디서든 할 수 있고 아이가 힘들면 그만들 수 있어 아이와 함께 즐기기 좋은 취미라는 게 부모 러닝족의 설명이었다.
전문가는 3040 부모들이 러닝과 육아를 함께 즐기는 현상이 가족 지향 소비와 정체성 소비의 결합체라고 봤다. 이홍주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현재 러닝은 기록 측정, 패션 등 자신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꼽히는 취미"라며 "80년대 후반, 90년대생들은 자신의 취향이나 관심사를 자녀랑 공유하려는 경향이 있다. 자아가 가족까지 확장한 것으로, 과거처럼 아이 때문에 취미를 포기하기보다 아이와 함께 소비를 재구성하는 쪽으로 방향이 바뀌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수빈 한경닷컴 기자 waterbe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