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감소지역 '외국인 빗장' 푼다…취업비자 간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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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감소지역 소상공인도 외국인 고용
정부 '지역활력 특례제' 도입
정부 '지역활력 특례제' 도입
농어업 인력난 해소를 위해 계절근로자 장기 체류를 허용하는 ‘농어업 숙련 비자’를 신설하고, 국내 전문대에서 외국인 유학생을 키워 지역 기업에 취업시키는 ‘K-CORE 비자’도 새로 마련한다. 2030년까지 전 산업에 걸쳐 112만 명의 인력 부족이 예상되는 가운데 이민정책을 국가 핵심 전략으로 격상시키기 위해서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3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이 같은 ‘2030 이민정책 미래전략’을 발표하고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를 차관급으로 격상한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외국인 노동자가 소멸 위기에 처한 지방 경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89곳 '지역활력 특례제'…소상공인도 외국인 고용 확대
지역 특화형 'F-2-R 비자' 활용, 소멸위기지역 상권 활성화 유도
법무부가 인구 감소 위기에 놓인 지방에 외국인 노동력 배분을 확대한 것은 저출생과 지방 소멸, 외국인 증가라는 구조적 변화를 반영한 조치라는 설명이다. 전국 89개 인구감소지역 중 비수도권이 83곳(93%)에 달한다. 인건비 상승과 인구 유출 등으로 내국인 채용이 어려워지자 외국 인력 활용이 불가피하다는 현실론이 힘을 받고 있다.정부는 2030년 전체 산업에서 총 112만5100명이 부족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가운데 농·어업에서 6만1900명, 제조업에서 24만3400명이 부족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국내 거주 외국인은 지난해 278만 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2021년 195만 명보다 42.6% 증가한 수치다.
◇ 인구감소지역 소상공인도 외국인 쓴다
법무부는 3일 발표한 ‘2030 이민 정책 미래 전략’을 통해 전국 89개 인구감소지역을 대상으로 ‘지역 활력 소상공인 특례제’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특례제는 소상공인이 지역특화형(F-2-R) 비자를 보다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F-2-R 비자는 외국인이 인구감소지역에 거주·취업하는 것을 조건으로 발급된다. 이 비자를 활용해 외국인을 고용하려는 기업은 3개월 이상 고용한 내국인을 최소 1명 이상 둬야 한다.법무부는 이 같은 기준을 완화하는 특례제를 2년간 시범 도입할 예정이다. 사업 지속 기간과 근로 여건 등 요건을 충족한 소상공인이 내국인 구인 노력을 충분히 입증하면 외국인 고용을 허용하는 방식이다. 인구감소지역 특성상 내국인 고용 자체가 쉽지 않은 현실을 반영했다.
차용호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은 “소상공인이 생계 유지와 영업을 위해 규제 완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많았다”며 “업력, 매출 기준 등을 설정하고 고용주의 법 위반 여부도 종합적으로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 외국 유학생, 지방 기업 취업 유도
현장에 바로 투입할 수 있는 외국인 유학생을 지방 전문대를 통해 공급하는 방안도 본격화한다. 법무부는 국내 전문대학 제조업 관련 학과에서 한국어 능력과 기술 능력을 입증받은 유학생이 지방 기업에 취업할 때 받을 수 있는 ‘육성형 전문기술인력’(K-CORE) 비자를 신설했다.K-CORE 비자를 받을 수 있는 전국 전문대 16곳은 지난달 선정됐다. 해당 학과를 졸업한 유학생은 한국어능력시험(TOPIK) 5급 이상을 취득하고 전공 관련 업체와 초임 연 2600만원 이상 임금으로 고용 계약을 맺으면 K-CORE 비자를 받을 수 있다. 인구감소지역 내 동일 기업에서 3년 이상 근무하면 거주 자격(F-2) 비자도 신청할 수 있다.
농어촌 계절근로자의 지속 고용도 추진한다. 법무부는 농·어업 숙련 비자를 신설해 취업 활동 기간과 농·어업 기술 교육 이수 여부 등을 평가한 뒤 장기 종사가 가능하도록 할 방침이다. 계절근로(E-8) 비자를 농·어업 분야 장기 체류 자격으로 전환하는 방식이다.
이는 계절근로자가 최장 8개월만 체류할 수 있어 숙련도가 쌓여도 고국으로 돌려보내야 하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조치다. 올해 상반기 배정할 예정인 계절근로자는 전국 지방자치단체 142곳에서 총 9만8829명에 달한다.
◇ 39개 비자 유형, 3종으로 간소화
외국인을 채용하려는 기업이 어떤 비자를 발급받아야 하는지 헷갈린다는 지적에 따라 취업 비자(E 계열)도 대폭 간소화한다. 현행 E 계열 비자는 교수, 회화지도, 연구, 예술, 계절근로 등 10종으로 세부 기준은 39개에 이른다.법무부는 이를 숙련도 기준에 맞춰 세 가지 유형으로 개편하기로 했다. 의사·변호사(E-5), 디자이너(E-7-1), 연구원(E-3) 등은 ‘고숙련’, 회화강사(E-2)와 조리사(E-7-2)는 ‘중숙련’, 고용허가제(E-9-1)는 ‘저숙련’으로 분류할 예정이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이민 정책이 국가와 민생 경제에 기여할 수 있도록 각 세부 과제를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했다.
박시온/김영리 기자 ushire90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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