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가구 1000만 시대에 주목받는 '코리빙 하우스'
1인 가구의 급격한 증가와 ‘전세의 월세화’ 현상 등이 심화하면서 최근 ‘코리빙 하우스’가 주목받고 있다. 코리빙 하우스는 사생활은 보장하면서 주방, 라운지, 업무 공간 등을 공유하는 주거 방식이다. 기존의 원룸이나 오피스텔과 달리 코리빙 하우스는 피트니스, 영화관, 코워킹(공동작업) 공간 등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을 제공해 주거 기능을 확장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공유'와 '사생활'의 조화 … 1인 가구에 특화

서울대 부동산 금융학회(SRC)가 최근 발표한 ‘2026 유형 리포트’에 따르면 서울 코리빙 시장은 2016년 이후 9년간 약 4.7배 성장했다. 리포트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국내 1인 가구 비중은 36.1%(804만5000가구)에 달한다. 최근에는 1000만 가구를 돌파했다는 행정안전부가 통계도 나왔다.

이러한 인구 구조의 급격한 변화로 소형·단기 주거 수요는 빠르게 늘고 있다. 코리빙 하우스는 ‘풀퍼니시드(가구·가전 완비)’ 시스템과 1개월 단위의 유연한 계약 기간 등을 앞세워 이사 비용과 초기 정착 부담을 낮추려는 젊은 층을 공략하고 있다.

시장 초기에는 스타트업과 일부 대기업 등이 관련 시장을 주도했으나, 최근에는 글로벌 큰 손들이 앞다퉈 국내 코리빙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싱가포르투자진흥청(GIC)은 자회사를 통해 SK디앤디(D&D)의 ‘에피소드 수유838’ 개발에 약 600억원을 투입했다. 모건스탠리 역시 지난해 프롭테크 기업 홈즈컴퍼니와 함께 서울 성북구에 코리빙 레지던스 '홈즈 안암'을 오픈했다.
'맹그로브 당산'의 커뮤니티 시설(지인 초대 공간). /사진=MGRV
'맹그로브 당산'의 커뮤니티 시설(지인 초대 공간). /사진=MGRV
국내 기업 간 경쟁도 치열하다. SK디앤디는 국내 최초 코리빙·코워킹 브랜드인 ‘로컬스티치’를 인수해 총 6200가구 규모의 공급 역량을 확보했다. 홈즈컴퍼니는 중개부터 개발, 플랫폼 사업까지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MGRV(맹그로브)는 시니어 주택과 워케이션(업무+휴가) 거점을 포함해 55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시설을 구축했다. KT에스테이트는 인공지능(AI)과 스마트홈 시스템을 결합한 ‘리마크빌’ 브랜드를 통해 기술적 우위를 점하며 노후한 자산을 코리빙 하우스로 탈바꿈하고 있다.

제도적 뒷받침 … 높은 임대료 등은 과제

코리빙 시장의 성장은 제도적 뒷받침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2023년 ‘임대형 기숙사’ 제도가 마련되면서 건축 기준과 운영 표준이 정리됐다. 이를 통해 리츠나 펀드 등 기관 자본의 유입 경로가 넓어졌다.

개인이 운영하던 고시원이나 셰어하우스 등과 달리 기업이 계약과 관리를 책임지는 구조로 바뀌어 보증금 사기 우려 등을 줄이는 효과를 가져왔다.
리마크빌 당산 전경. 한경DB
리마크빌 당산 전경. 한경DB
다만 높은 임대료는 시장 확대를 위해 넘어야 할 산으로 지적된다. 코리빙은 일반 오피스텔 대비 임대료가 비싼 편이다. 앞으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면서도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균형점’을 찾는 것이 운영사들의 핵심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SRC 관계자는 “코리빙 하우스는 단순한 주거 공간을 넘어 취향과 경험을 공유하는 ‘서비스’로 진화하고 있다”며 “글로벌 자본의 투입이 늘어나면서 서비스 수준은 더욱 향상되고, 앞으로 데이터 기반의 운영 효율화가 시장 경쟁력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