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ESG] 블룸버그 뉴스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운행 중인 우버 운전자./블룸버그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운행 중인 우버 운전자./블룸버그
우버가 전기차(EV) 전환 정책에서 후퇴하고 있다. 우버는 수년간 차량 호출 운전자들이 내연기관 차량에서 전기차로 옮겨 타도록 유도했지만, 최근 전기차 운전자에게 지급하던 월간 보너스를 중단하며 인센티브를 대폭 축소했다. 이로써 친환경 공약의 실효성과 기업의 기후 책임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미국 뉴욕주 시러큐스에서 우버 운전사로 일하는 레비 스파이어스(51)는 지난해 교통사고 이후 우버가 제공한 2000달러 전기차 구매 프로모션에 이끌려 테슬라를 구입했다. 그는 23개월간 약 13만9000마일을 주행하며 전기차 보너스로 3500달러를 받았지만, 최근 인센티브가 중단되면서 “우버를 주된 생계 수단으로 삼기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우버, 전기차 전환 속도 조절…운전자 인센티브 대폭 축소


전기차 전환 목표 ‘빨간불’…인센티브 축소·정책 변수 겹쳐

우버는 전 세계에서 하루 평균 3800만 건의 이동을 중개하는 세계 최대 차량 호출 플랫폼으로, 그만큼 탄소배출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 3년간 우버의 온실가스배출량은 거의 2배로 늘어 현재는 덴마크 한 나라 전체의 배출량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된다.

우버는 지난 2020년 ‘친환경 전환’ 전략을 발표하며 2030년까지 북미와 유럽에서 100% 전기차 전환을 달성하겠다고 밝혔지만, 목표와의 격차는 여전히 크다. 우버는 2024년 초 보고서를 통해 런던의 전기차 주행 비중이 약 40%에 그쳤고, 유럽과 북미는 각각 약 15%, 9% 수준이라고 밝혔다. 과거 현금 인센티브를 앞세워 운전자들의 전기차 전환을 유도했던 우버는 이제 추가 지급을 줄이고 있다.

미국과 캐나다에서 지급되던 ‘전기차 운행 시 건당 1달러 보너스’는 이미 2024년에 종료됐고, 2025년 12월부터는 월간 전기차 보너스도 완전히 사라졌다. 런던과 프랑스에서 운영되던 승객 부담 전기차 적립 프로그램도 단계적으로 종료되고 있다. 우버 측은 목표 달성이 쉽지 않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장기적으로는 친환경 전략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이러한 정책 변화는 미국 정치 환경과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버는 과거 전기차 보급을 위한 정부 지원 확대를 적극적으로 요구했지만, 2025년 들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빅 뷰티풀 빌(Big Beautiful Bill)’을 지지하며 입장을 선회했다. 이 법안은 전기차 및 청정에너지 세제 혜택을 대폭 축소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환경단체들은 이 법안을 ‘역사상 가장 반환경적 법안’이라고 비판했다. 이 법안은 청정에너지 및 전기차 인센티브를 대폭 삭감하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미국 내 전기차 보급 속도는 기존 전망보다 약 40%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프린스턴대가 분석한 바에 따르면 이 법안은 연간 5억 톤에 달하는 추가 온실가스를 배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유럽 전체 자동차 배출량과 맞먹는 수준이다. 우버는 ‘팁 비과세’ 조항이 운전자 수익 개선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들어 법안 지지를 정당화하지만, 일각에서는 전기차 전환에 대한 기업의 책임을 정치적·재무적 판단이 잠식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다라 코스로샤히 우버 최고경영자(CEO)가 2023년 우버 기후 행사에서 무대에 올라 연설하고 있다./블룸버그
다라 코스로샤히 우버 최고경영자(CEO)가 2023년 우버 기후 행사에서 무대에 올라 연설하고 있다./블룸버그
레베카 티누치가 2024년 우버 기후 행사에서 전기차(EV) 충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블룸버그
레베카 티누치가 2024년 우버 기후 행사에서 전기차(EV) 충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블룸버그
규제당국과 충돌하는 우버…전기차 의무화 놓고 신경전

규제당국과의 갈등도 심화되고 있다. 캘리포니아와 뉴욕, 토론토 등 일부 지역은 차량 호출 서비스에 대해 일정 비율 이상의 전기차 운행을 의무화했다. 특히 캘리포니아는 2030년까지 우버와 리프트의 주행거리 중 90%를 전기차로 채우도록 규정했다. 이에 대해 우버는 최근 캘리포니아 규제당국에 집행 연기를 요청했다. 연방 전기차 보조금이 폐지된 상황에서 목표 달성은 기술적·경제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우버는 자체 분석을 통해 2030년까지 캘리포니아 전체 주행거리 중 전기차 비중이 20%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우버의 주요 경쟁사인 리프트 역시 전기차 전환 공약을 사실상 철회했다. 리프트는 2030년까지 전 차량 전기차 전환 목표를 내세웠지만, 최근 이를 공식적으로 언급하지 않고 있다.

우버뿐 아니라 친환경 목표를 내세운 여러 기업도 트럼프의 법안을 지지했다. AT&T, 유나이티드항공 등 수십 개 기업이 유리한 세제 혜택을 이유로 법안에 찬성했으며, 2050년까지 배출량 80% 감축을 촉구해온 로비 단체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도 이 법안을 지지했다. 전문가들은 기업의 자발적 친환경 공약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하다고 지적한다. 우버에서 교통 정책을 담당했던 앤드루 살츠버그는 “기업은 궁극적으로 수익성을 우선시할 수밖에 없다”며 “전기차 전환을 실질적으로 이끌려면 강제력 있는 정부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버는 최근 ‘우버 일렉트릭’(구 우버 그린) 서비스를 확대하며 승객 수요를 통해 전기차 전환을 유도하겠다는 전략을 내놓았다. 하지만 인센티브 축소로 인한 운전자 이탈 가능성이 커지면서 우버의 친환경 전환이 새로운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벤 엘진 블룸버그 기자
번역 이미경 기자
Copyright © 2025 Bloomberg Gre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