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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과 현대, 절제와 감정 사이…선으로 춤을 그린 발레의 거장
'춤의 몬드리안' 한스 판 마넨 별세
현대 무용 흐름 바꾼 안무가
'거대한 푸가' 등 120여편 남겨
세계 90여개 발레단이 공연
韓서도 주요 작품 무대 올라
현대 무용 흐름 바꾼 안무가
'거대한 푸가' 등 120여편 남겨
세계 90여개 발레단이 공연
韓서도 주요 작품 무대 올라
1932년 네덜란드 니우베르암스텔에서 태어난 그는 발레 무용수로 경력을 시작했다. 비교적 이른 시기부터 안무에 관심을 보였으며 1957년 첫 안무작을 발표하며 창작자의 길을 걸었다. 무용수의 신체적 한계를 넘어서는 것보다 음악의 구조와 움직임의 관계, 무대 위 인간 사이의 심리적인 거리를 탐구한 그의 작업은 유럽 무용계에서 주목받았다.
판 마넨은 1973년부터 네덜란드 국립발레단 상주 안무가로 활동하며 레퍼토리 확장에 기여했다. NDT로 다시 돌아가 2000년대 초반까지 왕성하게 창작 활동을 했다. 그의 작품은 고전과 현대를 잇는 필수 레퍼토리에 이름을 올렸으며 전통과 동시대 예술의 가교 역할을 했다.
무용 외에 사진 작업에도 애정을 보였다. 인체와 움직임에 대한 탐구를 사진을 통해 이어갔다. 에라스무스상, 브누아드라당스 평생 공로상 등 다수의 상을 받았다.
한국과의 인연 또한 주목할 만하다. 전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발레리나 김지영은 2002년부터 2009년까지 네덜란드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로 활동했다. 그는 당시 판 마넨 작품의 주요 배역을 맡았다. 김지영은 그의 작품이 요구하는 절제된 테크닉과 음악성, 감정의 밀도를 탁월하게 구현하며 국제무대에서 주목받았고, 이는 한국 무용의 위상을 알리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최근엔 판 마넨의 작품이 한국 무대에서 많이 소개됐다. 2024년 창단한 서울시발레단은 판 마넨의 주요 작품을 레퍼토리로 올리며 국내 관객에게 그의 미학을 본격적으로 알렸다. ‘캄머발레’와 ‘5탱고스’ 등은 간결한 구성 속에서 드러나는 긴장감과 음악적 정밀함으로 호평받으며 한국 발레계에 현대 레퍼토리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 캄머발레에서는 김지영이, 5탱고스에서는 네덜란드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최영규가 객원 단원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이해원 기자 um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