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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 맹비난에도…세계 지도자들 "달래기가 최선의 방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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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설에선 맹비난하다 만나면 친근
    "트럼프 속 지킬과 하이드"

    세계 지도자들, 트럼프 이중 언변에 이젠 익숙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9일 전문직(H-1B) 비자 발급 수수료를 10만달러로 인상하고 100만달러를 내면 영주권을 받을 수 있는 ‘골드카드’ 신설 행정명령에 서명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옆에 골드카드 견본 이미지가 전시돼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9일 전문직(H-1B) 비자 발급 수수료를 10만달러로 인상하고 100만달러를 내면 영주권을 받을 수 있는 ‘골드카드’ 신설 행정명령에 서명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옆에 골드카드 견본 이미지가 전시돼 있다.  AP연합뉴스
    공개 연설에서는 호전적으로, 개인 면담에서는 친근하게 말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중적 언변 스타일이 이번 유엔총회 기간에도 여실히 부각됐다. '트럼프 스타일'에 익숙해진 세계 지도자들도 트럼프 대통령의 공개 비방에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걸 최대한 자제하는 분위기다.

    24일(현지시간)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2일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 고위급 회기 기조연설에서 한 시간 가까이 유엔과 동맹국을 돌아가며 질책했다.

    그는 유엔이 쓸모가 없다고 비난했고, 유럽을 향해서는 "당신들은 당신들의 나라를 파괴하고 있다. 당신들의 나라는 지옥으로 가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하지만 연설 후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을 직접 만났을 때는 180도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유엔을 100% 지지한다.
    나는 유엔의 잠재력이 엄청나다고 생각한다. 정말로 엄청나다"면서 화해의 제스처를 취했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처럼 연설 현장, 백악관 집무실, 소셜미디어 등 공적인 영역에서는 호전적이지만, 일대일 회동이나 소규모 만남과 같은 사적인 자리에서는 갈등을 피하고 상대 입장을 수용하는 모습을 보여왔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누군가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언사에 채찍질을 당했다고 느낄 수 있겠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정계에 등장한 지 10년이 지난 지금 세계 지도자들은 트럼프의 이중적 모습에 익숙해졌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구테흐스 총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연설에서 보인 적대적인 입장에 공개 반발하는 대신 칭찬으로 응수했다. 그는 "당신은 개선의 핵심 목표로 평화를 선택했다"면서 "당신은 가능한 모든 상황에서 동서남북을 누비며 휴전을 성사하거나 시도하고 긴장을 완화하며, 평화협정을 체결하거나 평화협정의 토대를 마련해왔다"고 칭찬했다.

    싱크탱크 국제위기그룹(ICG)의 유엔 담당 국장 리처드 고완은 "(유엔총회에서) 모두가 트럼프의 변덕스러움에 너무 긴장했다"면서 "지도자들 사이에는 트럼프가 화를 내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두려워 최대한 그를 달래려는 '음모'가 있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언변 스타일은 측근 사이에서는 오래전부터 알려져 있었지만,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나타난 적도 있었다고 NYT는 소개했다. 카멀라 해리스 전 부통령은 최근 발간한 신간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적으로는 경쟁자인 자신을 공격했지만, 사적으로는 매력을 발산했다고 묘사했다.

    2024년 대선에서 나섰던 트럼프 당시 후보가 자신과의 통화에서 "나의 유일한 문제는 당신에게 화를 내기가 너무 어렵다는 거야. 어떻게 해야 할까? 이제 어떻게 당신에 대해 나쁜 말을 하겠나"고 말했다는 것이다.

    이 대화는 해리스 당시 부통령이 피살 위기를 넘긴 트럼프 후보에게 전화를 걸었을 때 이뤄진 것이다. 해리스 전 부통령은 책에서 그의 관대함에 속지 않았다면서 "그는 사기꾼이다. 정말 사기에 능숙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간의 내면에 존재하는 선과 악의 이중성을 다룬 소설 '지킬박사와 하이드'의 등장인물을 인용해 "미스터 하이드와 전화하려고 마음을 먹었는데, 지킬 박사가 전화를 받았다"고 회고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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