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 증산·美고용부진 겹쳐…유가 사흘새 5% 급락 [오늘의 유가]
국제 유가가 사흘째 급락하며 배럴당 62달러 선이 무너졌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주요 산유국 간 협의체인 OPEC+의 증산 결정이 시장을 압박하는 가운데 미국 고용 부진까지 겹치며 경기 둔화 우려가 커졌다.

5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1.61달러(2.54%) 떨어진 배럴당 61.8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사흘 동안 WTI 가격 낙폭은 5%를 넘어섰다. 같은 날 브렌트유는 1.49달러(2.22%) 내린 배럴당 65.50달러에 마감했다.
OPEC+ 증산·美고용부진 겹쳐…유가 사흘새 5% 급락 [오늘의 유가]
OPEC는 지난 7일 소속 8개국(사우디아라비아·러시아·이라크·아랍에미리트·쿠웨이트·카자흐스탄·알제리·오만)이 내달 하루 13만7000배럴을 추가로 증산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들 국가는 지난 4월 증산 전환 이후 7개월 연속으로 생산을 늘리게 됐다. 시장 점유율을 되찾기 위한 조치다. OPEC+는 현재 전 세계 석유 생산량을 절반 가까이 담당하고 있다.

8개국 에너지 담당 장관은 이날 화상회의에서 이같이 결정하고 "건전한 석유시장 여건과 안정적 글로벌 경제전망을 바탕으로 시장 안정화 의지를 다시 확인하고 생산량을 조정한다"고 말했다.

앞서 이들 국가는 4월 13만8000배럴 증산을 시작으로 5∼7월 매달 41만1000배럴, 8∼9월 각각 55만5000배럴을 늘려왔다. 2023년 전기차 확산과 중국 수요 부진으로 가격 하락 압력이 커지자 두 차례 자발적 감산에 나섰지만 올해 들어 220만 배럴 규모 감산분은 사실상 해제됐다.

165만 배럴 규모 감산 조치 역시 시장 상황에 따라 조기 철회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결정이 당초 계획보다 1년 이상 앞당겨 감산을 해제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사진=로이터)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유가 하락을 위해 산유국에 증산을 압박해왔다. 호르헤 레온 리스타드에너지 애널리스트는 "증산 규모는 크지 않지만 OPEC+가 시장 점유율을 위해 가격 하락 위험을 감수하고 있다는 점에서 메시지가 크다"고 분석했다.

석유중개업체 PVM의 존 에반스 전략가는 "앞으로 원료 공급이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신호가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코메르츠방크도 보고서에서 "8개국의 추가 증산 합의는 유가에 상당한 하방 압력을 가할 것"이라며 "이미 공급 과잉 위험이 크다"고 평가했다.

미국 고용 지표 부진도 유가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8월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은 2만2000명으로, 7월(7만9000명)보다 5만7000명 줄었다. 이는 시장 예상치(7만000명)에도 크게 못 미쳤다.

임다연 기자 all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