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이 2000만원 됐다"…주저앉은 주가에 개미들 '비명' [이선아의 킬러콘텐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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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뷰티 붐에도…아모레·LG생건은 왜 못 웃나
에이피알 등 신생기업 달릴때
실적·시총 떨어진 화장품 빅2
K뷰티 열풍서 소외된 까닭은…
(1) 대량생산 구조…변화 대응 못해
(2) 中·고가제품 고수…다변화 실패
(3) M&A엔 보수적…성장기회 놓쳐
에이피알 등 신생기업 달릴때
실적·시총 떨어진 화장품 빅2
K뷰티 열풍서 소외된 까닭은…
(1) 대량생산 구조…변화 대응 못해
(2) 中·고가제품 고수…다변화 실패
(3) M&A엔 보수적…성장기회 놓쳐
한때 'K뷰티 황제주'로 불렸던 LG생활건강의 주가 추이다. 5년 만에 5분의 1 토막이 나면서 주주들 사이에선 "이젠 30만원 선도 위태롭다"는 우려가 나온다.
LG생활건강 시가총액이 5년 만에 25조원대에서 5조원대로 곤두박질치는 사이, 상장 2년 차도 안 된 '새내기' 에이피알은 K뷰티 붐을 타고 시총 6조원을 넘어섰다. 에이피알은 지난달 말 LG생활건강의 시총을 처음 넘어선 후 계속해서 격차를 벌려가고 있다.
국내 1위 화장품 회사 아모레퍼시픽도 남일이 아니다. 아모레퍼시픽의 주가는 2020년 12월 20만원대에서 현재 13만원대로 내려앉았다. 시총 역시 12조원대에서 7조원대로 급감했다. 전세계적으로 K뷰티 열풍이 불고 있는데, 이들에 무슨 일이 생긴 걸까.
◇K뷰티 열풍 못 올라탄 대기업
과거엔 대기업의 이런 전략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는 경쟁력 요인이었다. 하지만 틱톡·릴스 등 SNS를 중심으로 트렌드가 빠르게 바뀌고 경쟁이 치열한 시기엔 오히려 독이 됐다. ODM업계 관계자는 “트렌드가 바뀌면 중소 브랜드는 개발 중이던 제품을 과감히 포기하고 빠르게 신제품 개발에 나서지만, 대기업은 초기 투자 규모가 크기 때문에 기존 프로젝트를 그대로 밀어붙이다가 뒤처지는 일이 많다”고 말했다.
◇“과거 전략 고수하다 트렌드 놓쳐”
과거 성공 신화에 매몰돼 혁신을 소홀히 한 것도 문제로 꼽힌다.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2010년대 초중반 면세점 등 오프라인 채널에서 중국인 보따리상에게 ‘설화수’ ‘더후’ 등 고가 브랜드를 판매하는 전략으로 성장했다. 설화수 한 브랜드 매출만 1조원에 달할 정도였다. 하지만 중국에서 애국 소비 바람이 불고, 미국 등에서 가성비 화장품이 뜨기 시작하면서 시장 환경이 바뀌었다. 박종대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중국 의존도가 높았던 두 회사가 미국 일본 동남아시아 등 새로운 시장에서 손실을 만회해야 했는데 대응이 늦었다”며 “오프라인, 고가 제품에 안주한 전략도 발목을 잡았다”고 지적했다.보수적인 인수합병(M&A) 전략도 실기의 원인이다. 글로벌 1위 화장품 기업 로레알의 매출은 적극적인 M&A 전략으로 2021년 323억유로(약 53조원)에서 지난해 435억유로(약 71조원)로 뛰었다. 하지만 최근 3년간 아모레퍼시픽이 인수한 K뷰티는 ‘코스알엑스’, LG생활건강은 ‘힌스’ 등 각각 1곳뿐이다. 업계 관계자는 “LG생활건강은 차석용 부회장 당시 성장 축으로 내세운 생활용품과 음료 등 포트폴리오 확장에 집중하면서 핵심 사업인 화장품에서 성장 기회를 놓쳤다”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도 서경배 회장 뒤를 이을 승계 구도가 확정되지 않아 격변기 사업에 역량을 온전히 집중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선아/이소이 기자 su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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