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휴가 계획을 세우는 중이다. 모두가 그럴 시기이다. 그러나, 내가 향할 곳은 미래가 아닌 과거다. 과거에 끌리는 이유는 여행에 끌리는 이유와 같다. 과거와 여행은 둘 다 깨달음과 명료함을 주는 경험이다. 낯선 땅에서 하루를 보내면 책 10권을 읽는 것보다 그 장소를 더 많이 알게 된다. 먼 옛날을 정확히 알 방법은 없다. 우리는 영원히 외부인으로 남아 과거에 코를 박고 있을 뿐이다.
과거는 외국이다. 그곳에서 사람들은 다르게 생활한다. - 영국 작가 레슬리 하틀리
우리는 왜 그렇게 오래된 건물에 끌릴까? 익숙하면서도 낯선 건축 언어로 쓰인 예술 작품을 감상하고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래된 건물은 직접 만질 수 있는 기억과도 같다. - 건축가 메리 디나다이
도서 <프랭클린 익스프레스> / 사진. ⓒ손태선
구글 스트리트 뷰의 시대에도 사람들이 여전히 여행을 떠나는 이유를 설명해 준다. 여행은 실제 삶을 연장한다. 발생할 수 있는 모든 문제가 현실이 될 때 여행은 삶에 깊이까지 더하는 것이다. 책에서 얻은 지식은 귀중하긴 하지만 불완전하다.
많은 중국인에게 미국은 갓난아기일 뿐이다. ‘우리 미국인은 역사에 아무런 관심이 없어요, 십 년이 넘으면 오래된 거예요, 우리는 끊임없이 새로운 것, 신선한 것, 전과 다른 것을 찾아요, 과거에 귀 기울일 시간이 없어요, 이게 바로 우리가 여러 분야에서 빠르게 발전할 수 있었던 이유죠, 하지만 이런 태도에는 대가가 따라요, 바로 지혜를 잃어버리는 것이 가장 큰 대가에요, 과거는 앎으로 향하는 또 하나의 문이었고, 프랭클린은 언제나 그 문을 살짝 열어 놓았다.
우리는 바쁨이 현대 사회의 병폐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18세기에도 사람들은 무척 바빴고, 여러 연구에 따르면 바쁜 사람이 게으른 사람보다 더 행복하다, 이 명제는 그 바쁨이 강요된 것일 때조차 유효하다. 거대한 바위를 산 정상까지 밀어 올렸다가 바위가 굴러떨어지면 또다시 밀어 올리기를 반복해야 했던 시시포스의 운명이 가혹하긴 해도 영원히 아무것도 하면 안 되는 형벌보다는 낫다. 아무렇게나 바쁜 것 말고 좋은 바쁨, 의미 있는 바쁨. 중요한 것은 움직이는 것이다.
사진출처. unsplash
해가 갈수록 벤저민 프랭클린은 소심해진 것이 아니라 더 대담해졌다. 나이가 들수록 몸을 사리는 사람이 많다. 왜일까? 생각해 보면 노년은 오히려 실험하고 스쿠버다이빙을 배우고 풍차에 달려들기 완벽한 시기다. 잃을 것이 뭐가 있겠는가? 나는 무모하게 나이를 먹겠다고 맹세한다. 위험을, 심지어 치명적인 것까지도 감수할 것이다.
노년을 견디기 힘든 이유는 정신적, 신체적 능력이 감퇴해서가 아니라 기억이라는 짐이 너무도 무겁기 때문이리라.
타인의 관점을 의심하기는 참 쉽다. 동의하지 않으면 되니까. 하지만 인격의 진정한 시험대는 자신의 입장을 의심할 수 있느냐다. 자신이 쌓아 올린 지식의(빅데이터에 의한 경험의) 성에 너무 집착하지 말라는 경고한다. 멋진 시스템을 구축한 뒤 이내 파괴해야만 하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