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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인사이트] 기술 패권 좌우할 인재경영 혁신
권기범 텍사스 A&M 커머스·인적자원개발학부 교수
“자본 아닌 인재를 축적한다”
이처럼 AI 이전의 기술 경쟁이 압도적인 설비 투자를 앞세운 물적 자본 중심의 이른바 ‘치킨 게임’이었다면, 이제는 우수 인재가 보유한 전문성과 경험인 인적 자본을 극대화하려는 ‘인재 전쟁’(War for Talent)이 중심 무대가 됐다. 기술 패권의 무게추가 물적 자본에서 인적 자본으로 확연히 이동하며, 우리는 첨단산업의 경쟁 양상이 근본적으로 재편되는 역사적 전환점에 서 있다.
해외로 빠져나가는 우수 인재들
이와 같은 인적 자본 중심의 AI 시대는 본래라면 대한민국의 ‘화양연화’가 됐어야 했다. 그러나 2022년 11월 챗GPT 출시 이후 촉발된 첨단산업의 글로벌 밸류체인 재편 흐름 속에서 한국 기업들은 그 파도를 제대로 타지 못했다. 한때 뛰어난 인적 자본을 바탕으로 첨단산업을 호령했던 대한민국의 경쟁력은 왜 이토록 빠르게 후퇴하고 있는가?첫째, 이공계 최우수 인재들이 미래 성장 동력이 될 첨단기술 분야 대신 의대로 쏠리면서 전체 인재 풀의 기반 자체가 약화되고 있다. 둘째, 숙련된 기술력을 갖춘 현직 전문가들이 더 나은 처우와 연구 환경을 찾아 해외로 이직하면서 국내 기업의 기술 역량이 빠르게 손상되고 있다. 셋째, 해외에서 최신 기술을 습득한 유학생들이 국내로 돌아오지 않고 현지에 정착함에 따라 글로벌 기술 트렌드를 흡수할 기회를 잃고 있다.
이 같은 인적 자본 축적의 삼중고는 첨단산업의 혁신 역량 저하로 직결되고 있으며, 그 여파는 점점 구체적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삼성전자의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 지연 그리고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의 부진 이면에는 장기간 누적된 인적 자본 경쟁력 저하가 자리 잡고 있다. 이는 비단 특정 기업만의 문제가 아니다. ‘엔지니어의 실력이 예전 같지 않다’는 우려는 한국 산업 전반에서 인적 자본 수준이 전반적으로 떨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