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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떼 칼럼] 집중은 회복된 뇌에서 시작된다
졸린 뇌 '집중'보다 '보상' 추구
잠은 뇌 기능에 활기 불어넣어
정소연 프리랜서 편집자
잠은 뇌 기능에 활기 불어넣어
정소연 프리랜서 편집자
이건 하루이틀 얘기가 아니다. 이런 날들이 차곡차곡 쌓인다. 그래서 한 번, 살아갈 방도를 정리해봤다. 일단 톡. 사람들과 이어져 있는 느낌은 좋은데, 그 와중에 집중 시간이 자꾸 잘린다. 그래서 카카오톡 ‘조용한 채팅방’ 기능을 써봤다. 한 번 더 들어가서 톡을 확인하는 구조라 자연스럽게 거리두기 하기에 좋다. 몇 시간 톡 늦게 답한다고 큰일 나는 건 아니니까. 자주 톡을 나눈 친한 사이라면 더 구체적으로 말해본다. “언제까지 끝내야 할 일이 있어서, 그 이후에 연락할게.”
이렇게 말하면 대부분은 “오케이~” 하고 넘어간다.
그리고 하소연. 혼자 일하다 보면 별생각이 다 난다. 7년 전 서운했던 말도 튀어나오고, 어제 못 참았던 내 표정도 떠오른다. 그럴 땐 휴대폰을 열고 메모장에 쓴다. 아니면 워드 파일에 정리한다. 암호 걸어두기를 강력 추천한다. 말로 안 풀어도 글로 적으면 조금은 나아지고, 내 뇌를 향해 “이건 감정을 무시하는 게 아니라 잠시 보류하는 거야”라고 속일 수 있다.
혼자 있는 시간이 길면 생각도 감정도 자꾸 깊어진다. 졸린 뇌는 집중보다 보상을 찾는다. 졸릴 땐 진짜로 몸을 움직인다. 푸시업 하나라도 진심으로. 사실은 무릎 대고 푸시업이다. 런지를 다섯 개라도 정확히 해보면 등줄기에 열이 오르고, 그 순간 잠이 달아나는 느낌이 든다.
근데 이런 예방 조치를 다 하려면 결국 뇌가 깨어 있어야 한다. 졸린 뇌는 집중보다 자꾸 보상을 찾아다닌다. 톡, 피드, 영상, 숏폼 심지어 예전 감정까지 찾아다닌다. <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할까>에서 매슈 워커는 이렇게 말한다.
“잠은 학습하고, 기억하고, 논리적 판단과 선택을 하는 능력 등 뇌의 다양한 기능에 활기를 불어넣는다. 우리의 정신 건강에 유익한 기여를 함으로써, 잠은 우리 감정 뇌 회로를 재조정한다. 그래서 우리는 다음 날 냉철한 머리로 사회적 및 심리적 도전 과제들을 헤쳐 나갈 수 있다.”
그러니까 뒤죽박죽 기분이 몰려오는 것도 그냥 잠을 덜 자서 생긴 구조적인 현상일 수 있다. <딥 워크>에서 칼 뉴포트는 말한다. 깊이 집중할 수 있는 능력은 점점 더 귀해지고, 그래서 더 가치 있다고. 그 집중을 가능하게 만드는 조건 중 하나는 당연하게도 회복된 뇌다. 딥 워크는 결국 깨어 있는 뇌에서 출발한다.
집중은 조용한 카페나 완벽한 플래너에게서 나오는 게 아니라 ‘회복된 뇌’에서 출발한다. 근원을 바꾸는 일은 엄마의 잔소리처럼 들리지만, 고카페인보다 몸에 좋은 건 확실하다. 전날 목표를 세우고 다음 날 늦잠과 잡담으로 보내는 하루가 쌓이고 쌓이면, 나는 그냥 꿈 많던 시절을 입으로만 되풀이하는 사람이 될지도 모른다. 10년 뒤, 20년 뒤.
자, 이상적인 단계로 넘어가 보자. 집중 루틴이 잡혔다면 1주일 단위로 할 일을 시간 블록에 배당하자. 월요일 오전에는 무엇, 오후엔 무엇. 이게 돼야 여러 유니버스에서 살 수 있다.
우선 오늘은 베이스부터 다지자. 딴짓 방지를 위한 안전 기지를. 그래서 오늘, 딴짓은 여기까지만. 그리고 오늘 밤엔 진짜로 일찍 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