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가 올해 초 내놨던 전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유채영 기자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가 올해 초 내놨던 전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유채영 기자
"올해 서울 집값이 오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정부가 내놓은 1·3 부동산 대책에서 공급에 대한 이야기가 계속 언급됐는데, 장기적으로 가야 공급이 가능합니다. 때문에 발표만 가지고 시장에 영향을 줄 수는 없습니다. 금리가 내린다고 전제했을 때 집값은 오른다는 얘기입니다. 한국은행에서 금리를 더는 올리기 부담스러울 것으로 봅니다. 기준금리가 내려간다면 거래량이 살아나면서 가격은 다시 반등할 수 있습니다. 반등 시기는 2분기가 될 것입니다."(지난 1월 삼프로TV에 출연한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 발언)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자문 대표(사진)은 최근 <한경닷컴>과 만나 "올해 초 시장 전망을 내놓은 이후 비난과 질타를 많이 받았다"며 "하지만 6~7월 사이 시장의 변화가 분명히 있을 것이란 확신이 있었기 때문에 소신 발언을 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렇게 되지 않았나"라고 말했다.

2분기 들어 서울을 시장으로 수도권까지 집값이 반등하고 있다. 과거 집값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꺾였던 거래량을 회복하고 있고, 청약시장도 분양가에 관계없이 불붙고 있다. 이러한 와중에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전문가가 있다. 연초부터 '2분기 반등'을 예측했던 고준석 대표다. 고 대표는 "전문가라면 비난을 감수하더라도 소신발언이 필요하다"며 "전문가들이 개인유튜브 채널이나 SNS를 활발히 하면서 대중들이 듣고 싶어하는 얘기를 해주고 팬덤을 키우면서, 한 쪽으로만 치우치는 의견을 내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연초 반등 전망했다가 비난·질타 받아…전문가라면, 소신 흔들리지 말아야"


고준석 대표가 시장을 전망할 때 중요하게 본 것은 바로 '금리'와 '물량'이다. 시장 가격은 좌우하는 '수요'와 '공급'에 초점을 맞췄다. 부동산 시장을 예측하는 가장 기본적인 요소들이다. 지난해에는 예측했던 금리보다 급격히 상승하면서 시장에 대한 전망도 흔들렸지만, 상반기에는 금리가 어느정도 자리를 잡으면서 물량만으로도 시장을 내다보기 수월해졌다는 설명이다. 특히 서울의 경우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따라 자연스럽게 집값이 오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고 대표는 "정부에서 대규모 공급책을 내놓긴 했지만, 서울만 놓고 보면 당장 시장에 물량이 풀리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며 "단기적으로 공급이 적은 상황에서 수요를 움직이는 금리가 하향 조정을 받으면서 서울 집값이 반등하게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반대로 지방의 경우 시장 침체 분위기 속 분양 일정이 지체되는 등 예상된 공급 물량 보다는 줄어들었다"며 "금리가 낮아졌지만 공급을 모두 소화하지 못하다보니 줄곧 약세를 보일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가 올해 하반기 부동산 시장 전망에 대해 말하고 있다. 사진= 유채영 기자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가 올해 하반기 부동산 시장 전망에 대해 말하고 있다. 사진= 유채영 기자
정부가 연초 내놓은 1·3 부동산 대책이 시행된 지 6개월째 접어들면서 앞으로 집값이 어떻게 움직일지도 관심사다. 서울 강남 3구와 용산구를 제외한 전지역이 규제지역에서 풀렸다. 규제 지역에서 적용됐던 주택담보인정비율(LTV)도 70%로 올랐다. 다주택자도 비규제지역에선 집값의 최고 60%까지 빌릴 수 있다. 세금 부담도 줄었고 청약 규제도 완화했다.

고준석 대표는 "1·3 부동산 대책 이후 주목할 점은 자금 융통이 쉬워졌다는 점"이라며 "자금 조달에 숨통이 트이면서 시장에서 반응이 나타날 때"라고 말했다. 지난해 부동산 시장이 침체했던 이유는 자금을 빌릴 수 있는 길이 꽉 막혀 있는 상황에서 금리가 예상치를 뛰어넘게 치솟았기 때문이라고. 실수요자들 마저도 돈을 빌려다 쓸 수 없는 구조다보니 집값이 내렸다는 설명이다.

"9월 전후, 거래량 5000건 이상…집값 상승 분위기 뚜렷할 것"

올해 하반기, 구체적으론 9월(추석) 전후를 기점으로 집값 상승 분위기가 뚜렷해질 것이라고 고대표는 예상했다. 그는 "금리 상승 기조가 예상됐던 연초와는 달리 현재는 미국도, 한국도 금리를 더 올리기는 쉽지 않는 분위기가 조성됐다"며 "특히 시장금리는 금리가 오르는 와중에도 소폭 하락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경제 상황 등을 고려해 금리가 안정되고 오히려 하반기 금리가 하락 추세에 접어든다고 한다면 올해 9월 말 전후로 거래량이 살아날 것으로 본다"며 "현재 (서울 기준) 약 3000건 수준에 머물고 있는 거래량이 5000건 수준으로 올라선다면 현 상황과는 반대로 집주인이 시장에서 주도권을 쥐는 분위기가 만들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사진=뉴스1
사진=뉴스1
다만 금리 향방은 쉽게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계속 예의주시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고 대표는 "현재 시장에서 가장 큰 영향을 주고 있는 게 금리"라면서 "금리는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적인 부분과 얽혀있는 만큼 전문가들도 예상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분간 금리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울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실수요자별 '내 집 마련' 전략도 제시했다. 무주택자는 '청약'을 적극 활용하라는 조언이다. 고 대표는 "무주택자, 특히 청년층과 신혼부부는 현재 있는 특별공급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별공급 제도는 이들 세대에게 조금 더 유리하기 때문"이라며 "실수요자 본인이 판단했을 때 청약 가점 등이 낮아 청약에 불리하다면 괜히 1순위 청약 등에 목을 멜 필요는 없다. 대출 등이 잘 나오기 때문에 기존 주택으로 눈을 돌리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1주택자의 경우 현 시점에서 상급지로 '갈아타기' 매우 유리하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초 급매물들이 빠르게 소진된 이유는 평소에 진입하기 어려웠던 상급지 집값이 크게 내렸다"며 "특히 토지거래허가구역 내에서 거래량이 많이 늘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수요자들이 상급지 갈아타기에 나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아직도 늦지는 않았다. 올해 추석이 지나면 갈아타기할 기회마저 사라질 수 있다"며 "시장이 본격적인 반등에 나서지 않았을 때가 갈아타기할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다주택자의 경우 '똘똘한 한 채' 혹은 '똘똘한 두 채'로 부동산 포트폴리오(투자 자산군)를 재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고 대표는 "최근 아파트와 오피스텔을 합쳐 20채 이상을 보유한 다주택자를 상담했는데 이 중 '똘똘한' 물건은 3가구에 불과했다"며 "다주택자들의 보유세 부담 등이 줄어들고 있는 추세이긴 하지만 개수에 집착할 필요는 없다. 보유할 필요성이 적은 물건은 정리해 세금 부담을 줄이는 게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고준석 대표는 동국대학교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받고 같은 학교 법무대학원에서 겸임교수를 지냈다. 신한은행에서 여러 지점에서 지점장을 지냈고 PWM센터장, 부동산투자자문센터장도 역임했다. 현재는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와 GLG(Gerson Lehrman Group)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집값 반등' 소신 발언 비난 받았는데…" 그가 맞았다 [이송렬의 우주인]
우주인. 집우(宇), 집주(宙), 사람인(人). 우리나라에서 집이 갖는 상징성은 남다릅니다. 생활과 휴식의 공간이 돼야 하는 집은, 어느 순간 재테크와 맞물려 손에 쥐지 못하면 상대적 박탈감까지 느끼게 만드는 것이 됐습니다. '이송렬의 우주인'을 통해 부동산과 관련된 이야기를 사람을 통해 들어봅니다. [편집자주]
글=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사진·영상=유채영 한경닷컴 기자 ycyc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