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구 없는 공사비 인상 갈등…"더는 못 올려줘" vs "그래도 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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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주 호평·평내 진주 재건축
공사비 56% 치솟았지만
금융비용 갈등 겹쳐 사업 중단
양주 삼숭, 시공사 교체 추진
2~3년 뒤 공급 부족 우려
공사비 56% 치솟았지만
금융비용 갈등 겹쳐 사업 중단
양주 삼숭, 시공사 교체 추진
2~3년 뒤 공급 부족 우려

○ 공사비 갈등에 현장마다 아우성
업계에 따르면 경기 남양주시 호평·평내역 인근 진주아파트 재건축정비사업은 조합과 건설사의 공사비 갈등이 장기화하며 이르면 이달 경매 위기에 놓였다. 2018년 이주를 마쳤지만, 당시 3.3㎡당 378만원이었던 공사비가 계속 오른 게 화근이 됐다. 조합은 공사비 인상을 거부하며 시공사 교체를 시도했다. 기존에 받은 710억원 규모의 브리지론 대출이 문제가 돼 시공사 교체가 무산됐다. 그사이 공사비는 3.3㎡당 589만원으로 치솟았다. 금융 비용마저 불어나 건설사는 조합원이 직접 대출받아 사업비를 마련하라며 브리지론 대출 이자 지급을 중단했다. 이자 지급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대주단은 경매 선언을 앞두고 있다.
서울에서도 공사비 파열음이 지속되고 있다. 서초구 신동아아파트 재건축 조합은 2017년 3.3㎡당 474만원에 도급 계약을 맺었다. 최근 건설사가 780만원으로 증액을 요구해 난감한 상황이다.
○ 평행선 달리는 조합과 건설사
최근 원자재값 상승세가 다소 진정됐지만 2년 전과 비교하면 건설사가 감내할 수준을 넘었다는 분석이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2월 건설공사비지수는 150.93으로 코로나19가 본격화한 2020년 2월 대비 27.58% 상승했다. 2021년 t당 67만원에 그쳤던 건축용 고장력 철근은 지난달 기준으로 97만원에 달했다. 2년 사이 44.78% 오른 것이다.상당수 조합과 건설사는 공사비 문제에 대해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조합은 공사비 인상을 반영하면 당초보다 사업성이 크게 악화해 조합원 설득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건설업계는 “지금도 공사할수록 손해만 쌓인다”는 반응이다.
공사비 갈등이 장기화할수록 주택 공급이 지연되고 2~3년 뒤 입주난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최근 일부 건설사가 “(조합 대출) 이자 대납을 더 이상 지속할 수 없다”고 밝혀 사업 좌초 가능성은 더 커지고 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공사비 갈등이 계속되면 조합과 건설사 모두 빚잔치를 할 수밖에 없다”며 “치솟은 공사비를 해결할 뾰족한 방법이 없는 게 문제”라고 우려했다.
유오상/이인혁 기자 osy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