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영끌'이 옳았다"…작년 '패닉 바잉' 이후 집값 껑충
2030세대의 서울 아파트 매수 건수가 역대 가장 많았던 지난해 7월 이후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꾸준히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7일 국민은행 월간 시계열 통계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지난해 7월 9억5033만원에서 올 3월 10억9993만원으로 8개월 새 15.7%(1억4960만원) 올랐다.

민간 시세 조사업체인 부동산114 통계에서도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가구당 평균 매매가격이 10억509만원에서 11억8853만원으로 9.4%(1억8344만원) 상승했다. 두 민간 조사업체보다는 낮지만 한국부동산원이 조사한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 역시 같은 기간 8억8183만원에서 9억711만원으로 2.9% 올랐다.

지난해 7월은 부동산원에서 2019년 1월 연령대별 월간 아파트 매매 통계 집계를 시작한 이후 30대 이하의 서울 아파트 매수가 가장 많았던 시기다. 부동산 시장을 뒤흔들었던 젊은 층의 서울 아파트 매수 폭증 사태 이후에도 서울 아파트값은 여전히 상승세를 멈추지 않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께부터 서울 아파트값이 치솟자 젊은 층 사이에서 ‘지금이 아니면 내 집 마련이 어렵다’는 불안감이 확산했다. 이로 인해 구입 자금을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해 아파트를 사들이는 ‘패닉 바잉(공황 매수)’이 거세졌다.

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4월 1183건이던 30대 이하의 서울 아파트 매수 건수는 5월 1391건, 6월 4013건, 7월에 이르러 역대 최다인 5907건을 기록하며 3개월 연속 증가했다. 이후 정부의 잇단 부동산 규제 대책으로 8월부터 감소세를 보였다. 그럼에도 전체 연령대 가운데 30대 이하의 서울 아파트 매수 비중은 지난해 8월 처음으로 40%대(40.4%)로 올라섰고 11월(39.3%)을 제외하곤 최근까지 40%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 같은 젊은 층의 서울 아파트 매수 폭증 사태 이후 억대 상승 단지가 속출하고 있다. 작년 7월 11억9000만원에 거래됐던 서울 서대문구 북가좌동 DMC래미안e편한세상 전용면적 84㎡(18층)가 지난달 13억5000만원에 팔렸다. 8개월 새 13.4%(1억6000만원) 올랐다. 서울 성동구 응봉동 금호현대 전용 59㎡(1층)도 지난해 7월 7억원에서 올 3월 8억5000만원에 팔려 21.4%(1억5000만원) 뛰었다.

노원구 월계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작년 7월 아파트를 매수한 20~30대가 굉장히 많았다”며 “당시 가격 하락 가능성에 불안해했던 젊은 층이 지금은 ‘영끌 매수가 옳았다’며 안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5월 서울 양천구 신월동에 있는 한 아파트를 산 조모씨(33)는 “보금자리론 대출 최대치인 3억원까지 받아 전용 59㎡ 아파트를 4억7000만원에 사들였는데 같은 면적이 지난 1월 1억5500만원 오른 6억2500만원에 팔렸다”며 “영끌 매수가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