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실·주방 공유…도심 1인 가구용 주거 생태계 조성"
서울 삼성동 ‘홈즈스튜디오 선정릉’ 13층 공유공간에서는 선정릉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이곳에는 거실 외에 주방 세탁실 홈트레이닝센터 미디어룸 등 다양한 시설이 들어서 있다. LG전자의 스타일러 등 스마트 생활가전과 신선한 식품으로 구성된 풀무원의 스마트 자판기도 있다. 1인 가구 입주자들이 “방을 구한 게 아니라 집을 찾았다”는 말을 하는 이유다.

이태현 홈즈컴퍼니 대표(사진)는 사업의 초점을 ‘1인 가구의 주거 생태계 조성’에 맞추고 있다고 10일 밝혔다.

홈즈컴퍼니는 이 대표가 대학(연세대 도시공학과) 후배들과 함께 2015년 11월 설립한 리빙·라이프스타일 서비스 기업이다. 홈즈컴퍼니는 탐정 셜록 홈즈처럼 밀레니얼세대로 대변되는 1인 가구가 겪는 문제를 해결하고 질 좋은 서비스를 찾아주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홈즈컴퍼니가 운영하는 도심 1인 가구용 임대주택 브랜드는 ‘홈즈스튜디오’, 1인 가구와 지역 거점 커뮤니티를 연계한 공유거실 브랜드는 ‘홈즈리빙라운지’로 이름 지었다. 한 채의 집을 나눠 쓰는 셰어하우스와 달리 개인의 독립적인 주거공간을 보장하되 건물 내 공용 공간을 둬 이용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 대표는 “지난해 통계청에 따르면 1인 가구는 599만 가구로 전체의 29.8%를 차지했다”며 “그동안 주거 서비스와 인프라가 3~4인 가구 중심으로 발달해왔지만 앞으로 1인 가구 시장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2017년 서울 용산구 남영역 인근에 1호점인 ‘홈즈스튜디오 남영역’을 열었다. 지난해 서울 강남구에 펀드를 통한 ‘홈즈스튜디오 선정릉’을 확보해 운영 중이다. 서울에서 1인 가구 수요가 많은 거점 지역에 총 5개의 홈즈스튜디오와 4개의 홈즈리빙라운지에서 200여 실을 운영하고 있다. 앞으로 운영 예정인 단지까지 포함하면 648실에 이른다.

홈즈리빙라운지에 LG전자와 풀무원의 시제품을 설치했다. 데이터베이스(DB) 축적과 피드백을 통해 미래 1인 가구를 위한 제품 개발에 나서고 있다. 사물인터넷(IoT) 전문기업 고퀄에 직접 투자해 무인 원격시스템 개발에도 힘을 쏟고 있다. 입주민의 생활 패턴을 분석해 공간 효율성도 높이는 중이다. 이 대표는 “올해 하반기에는 지역 주민도 회원으로 가입해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홈즈패밀리 멤버십을 도입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홈즈스튜디오를 확보하기 위해 펀드를 통한 간접투자 방식도 활용하고 있다. 홈즈스튜디오 선정릉은 자산운용사인 노무라이화가 펀드를 설정하고 홈즈컴퍼니가 지분투자를 했다. 홈즈컴퍼니는 사업성과 운영 능력을 인정받아 지난해 우미건설, 신한캐피탈, 카카오벤처스에서 50억원 규모의 투자자금을 유치했다. 1인 가구용 임대주택 투자를 확대하기 위해 추가적인 자금 유치에도 나서고 있다.

이 대표는 “역세권 오피스텔 등 소규모 주거시설을 운영하는 자산운용사가 많지 않다”며 “1인 주거시설 운영 노하우를 살려 부동산 개발 시장에도 뛰어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