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램 전제로 조성된 트랜짓몰
사업 늦어져 상가 대규모 공실
위례신사선 사업성 평가 '기대'
과천연결선은 노선도 미정
8호선 위례역 토지보상 진행
위례신도시에 계획된 3개 전철 건설 사업이 10년째 표류하면서 위례 주민이 겪는 교통 불편이 길어지고 있다. 아직 경제성을 입증받은 노선이 없는 데다 지금 착공하더라도 완공까지 10년 이상 걸릴 것으로 보여 부동산 가격도 인근 판교신도시 등에 비해 낮게 형성되고 있다.
◆트램 일단 무산
현재 위례신도시에 계획된 전철 사업은 위례신사선(위례신도시~서울 강남구 신사역), 위례과천선(위례신도시~경기 과천), 위례선(트램), 8호선 위례역(예정) 개통 등 4개다.
트램은 사업성 부족으로 지난달 일단 무산됐다. 지난달 말 정부 공공투자관리센터(PIMAC)는 트램 민자사업의 비용 대비 편익 비율(B/C)이 미흡하다고 최종 결론 내렸다. 위례신도시는 트램을 염두에 두고 조성됐기에 부작용이 만만찮다. 신도시 중심부는 트램을 활용한 ‘트랜짓몰’로 특화 개발됐지만 트램 건설이 늦어지면서 대규모 공실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정부와 서울시는 어떻게든 계속 추진해야 한다는 점에는 공감하고 있다. 서울시와 국토교통부는 공공 재정 방식으로 변경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서울시는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트램 건설비 전액을 부담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국토부는 서울시가 비용을 일부 내야 한다는 입장이다. 경기도 입장도 변수다. 재정사업으로 전환하면 경기도도 비용 부담 가능성이 있어서다.
위례과천선은 노선조차 확정하지 않았다. 서울연구원에서 검토 중이다. 서울시는 지난해 2월 서울연구원에 의뢰한 ‘제2차 서울시 도시철도망 구축계획’ 연구 용역에 위례과천선을 포함했다. 2016년 상위계획인 국토부 ‘제3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담겼지만 사업 속도는 더디다. 노선 경로를 두고 강남권 주민들이 감정싸움을 하고 있어서다. 서로 자신이 사는 곳 주변에 역을 더 신설해달라는 게 이들의 요구다. 지난해 초 서울시는 국토부에 노선안 2개가 포함된 사업제안서를 냈지만 국토부는 단일 노선안 제출을 요청하며 예비타당성 조사를 반려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고려 중인 대안 노선은 7~8개로, 연구용역 결과가 나오는 대로 각 구청과 협의를 거쳐 노선과 차량기지 위치를 확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위례신사선이 희망
위례신사선 건설 사업은 10년째 제자리걸음이다. 이 노선은 위례신도시와 3호선 신사역 사이 14.8㎞를 잇는 경전철이다. 3호선 신사역, 2호선 삼성역, 7호선 청담역 등 강남 주요 역과 환승이 가능해 주목을 받았다. 노선 개통 뒤엔 위례신도시에서 신사역까지 이동시간이 1시간에서 20분 내외로 단축된다.
이 사업은 2008년 위례신도시 광역교통개선대책에 담겼다. 10년 전부터 추진됐지만 아직 민자적격성 조사를 통과하지 못했다. 2008년 처음 사업 주관사로 참여한 삼성물산은 2016년 10월 사업을 포기했다. 민간 기업이 사업비용과 손익을 모두 부담하는 수익형 민간투자사업(BTO)으로는 사업성을 확보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였다. 결국 지난해 1월 GS건설이 새 주관사로 나섰다. 서울시는 같은해 4월 위례신사선 사업안을 한국개발연구원(KDI) 공공투자관리센터(PIMAC)에 제출했다. 지금은 PIMAC 민자적격성 심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이르면 이달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사업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총동원했다”며 “분위기가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위례신사선이 적격성 심사를 통과하더라도 개통까지는 최소 10년이 걸릴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앞으로 기획재정부 민간투자사업 심의, 우선협상 대상자 선정, 실시협약 체결, 실시계획 승인 등을 거쳐야 착공에 들어가서다. 착공한다 해도 사업이 늦어지기 일쑤다. 예산이 찔끔찔끔 배정돼 계획보다 공사기간이 늘어나는 일이 다반사다.
8호선 위례역(예정) 공사는 토지 보상을 진행 중이다. 그러나 신도시 중심이 아니라 외곽을 지나는 노선이어서 교통 개선 효과를 크게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