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델하우스에 꾸며진 '강남 효성해링턴 코트'의 주방 내부 모습. 효성은 독일 브랜드인 노빌리아(nobilia) 제품을 주방가구로 사용했다.
모델하우스에 꾸며진 '강남 효성해링턴 코트'의 주방 내부 모습. 효성은 독일 브랜드인 노빌리아(nobilia) 제품을 주방가구로 사용했다.
[최성남 기자]'북아일랜드 인테리어', '유럽풍 실내' 등 인테리어 시장에 불고 있는 유럽 열풍이 새롭게 지어지는 아파트의 내부 설비에도 적용되고 있다.

지역내 랜드마크 아파트를 표방하고 분양에 나서는 단지들은 앞다퉈 유럽산 자재와 주방가구 등을 도입하고 있다. 역사가 오래된 고가의 명품 가구가 많은 유럽산 제품을 설치해 아파트의 품격을 더하고 입주민 만족도를 높이겠다는 의도다. 건설사들은 특히 아파트의 선택권을 쥐고 있는 주부들을 겨냥해 주방에 이러한 자재들을 대거 채용하고 있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에 이어 2회차 분양을 진행 중인 대림산업이 짓는 ‘아크로리버 파크’는 주방가구를 독일산 명품 가구로 손꼽히는 알노(ALNO) 제품으로 선정했다.

알노(ALNO)는 유럽에서 가장 규모가 큰 80년 전통의 독일 명품 주방가구 브랜드다. 주부들 사이에선 꿈의 가구로 통한다는 전언이다. 독일과 이탈리아, 런던 등 유럽 전역과 북미에서 가장 주목받는 브랜드라는 게 분양 관계자의 설명이다.

장우현 아크로리버 파크 분양소장은 “한강변에 인접해 38층 초고층 아파트로 지어지는 랜드마크 단지에 걸맞는 내부 마감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면서 “최고급 마감 자재와 독일산 주방가구를 사용해 품격을 높였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 보금자리지구 B1블록에서 효성이 짓는 전 가구 테라스하우스 단지인 '강남 효성해링턴 코트'는 독일 브랜드인 노빌리아(nobilia) 제품을 주방가구로 채택했다. 노빌리아는 전세계 74개국에 공급 중이며 유럽 시장 점유율은 1위로 알려져 있는 브랜드다. 대우건설이 용산역 전면 2구역을 재개발해 짓는 ‘용산 푸르지오 써밋’도 노빌리아 주방 가구가 적용돼 있다.

이처럼 유럽산 가구들이 채용된 아파트들은 분양가가 10억원을 호가한다. 아크로리버 파크의 분양가는 전용 84㎡가 11억9700만~15억1000만원에 형성돼 있다. 2회차 분양분 중 가장 큰 주택형인 전용 164㎡ 중 가장 비싼 세대는 16억9900만원으로 17억원에 달한다. 효성 해링턴코트의 전용 113㎡는 11억1900만원이다.

강남지역 뿐만 아니다. 현재 잔여 가구를 분양중인 랜드마크급 단지들도 최고급 내장재와 마감으로 무장했다.

두산중공업이 서울숲 인근에 짓는 ‘트리마제’는 45년 전통의 이탈리아 최고급 브랜드로 꼽히는 톤첼리(Toncelli) 주방 가구가 도입돼 있다. 삼성물산이 서울 용산구 한강로2가 용산역 전면 3구역을 재개발해 짓는 ‘래미안 용산’은 이탈리아산 명품인 조르다노의 원목 마루를 사용하고 욕실과 주방 바닥과 벽면에는 이탈리아산 수입 타일을 적용한다. 주방과 욕실 수전은 독일 한스그로에 제품을 설치한다.

이달 분양을 준비 중인 포스코A&C가 시공하는 주상복합 아파트인 ‘상봉 듀오트리스’는 욕실에 독일과 이탈리아 등에서 수입한 유럽 명품 수전과 도기 등을 갖춰 호텔 수준의 욕실로 꾸며질 계획이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실장은 "그동안 공급이 부족했던 중대형 아파트 위주로 수요자의 눈길을 잡기 위해 내부 가구 등 마감재가 상향되고 있다"면서도 "일부 단지의 경우 발코니 확장시나 다른 옵션 사항으로 내부 마감을 업그레이드하는 조건을 걸고 있기 때문에 수요자들은 계약 사항을 꼼꼼하게 체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경닷컴 최성남 기자 sul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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