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어느 도시를 둘러봐도 입지나 상징성 측면에서 용산만한 조건을 가진 곳은 없습니다. 용산을 세계적인 명소로 만드는 데 노력하겠습니다. "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 시행사인 드림허브는 5일 자산관리위탁회사(AMC)인 용산역세권개발㈜의 대표이사 회장으로 박해춘 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사진)을 선임했다.

드림허브는 7일 이사회를 열어 박 회장 취임을 공식 승인한다.

박 회장 내정자는 금융 분야에서 쌓은 경험과 노하우를 활용, 용산역세권 개발사업을 이른 시일 내에 정상화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은 삼성물산 등 기존 건설투자자들의 지급보증 거부로 땅값 조달에 실패하면서 사업 추진이 지지부진한 상태다.

박 회장 내정자는 용산역세권 개발사업 활성화를 위한 자금조달 방안으로 해외 및 국내 투자자 모집을 제시했다.

그는 "한국의 알짜 부동산에 관심이 많은 중국 홍콩 싱가포르 등 해외 자금을 적극 유치,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겠다"며 "국내외 투자자들의 자금을 모아 유망 부동산 사업에 투자하고 이익을 되돌려 주는 리츠 상품이나 사모펀드도 활용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드림허브는 박 회장 내정자가 취임하면 자금조달이 쉽도록 적극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용산국제업무지구에 들어설 시설을 개별적으로 매각할 수 있는 특화된 전략을 세우고,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는 다양한 금융기법을 동원하는 것 등이다.

또 재무적 투자자는 물론 기관투자가,건물 임차인,개인투자자 등을 유기적으로 연계해 개발 이익을 극대화하는 선진국형 개발구조를 마련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삼성물산을 대신할 새로운 출자자를 모집하는 드림허브의 새판 짜기에 박 회장 내정자가 어떤 역할을 할지도 주목된다. 박 회장 내정자는 이날 "삼성까지 떠나버린 용산 프로젝트를 맡는 데 대해 지인들의 만류가 있었지만 글로벌 미래 성장전략의 핵심 프로젝트가 표류하는 것을 외면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건설업계는 이를 토대로 박 회장 내정자가 "그동안 지급보증 등을 꺼려온 건설출자사들의 태도를 전향적으로 바꾸는 데 역량을 모을 것"으로 전망했다.

드림허브는 오는 29일 새 출자사 모집을 위한 공모를 마감하고 다음 달 5일 신규 투자자를 선정해 발표할 계획이다.

박 회장 내정자는 1948년 충남 금산 출생으로 연세대 수학과를 졸업했다.

삼성화재 출신인 그는 서울보증보험 사장,LG카드 사장,우리은행장,국민연금공단 이사장 등을 지냈으며 '6 · 2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 소속으로 충남도지사에 출마했다 낙선했다. 현재 한나라당 서민금융대책 소위원장을 맡고 있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