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행정수도 이전의 최대 수혜지역으로 꼽혔던 대전지역 집값이 올들어 처음으로 하락세로 돌아섰다.


대전지역 집값은 다른 광역시와 다르게 신행정수도 이전을 재료로 꿋꿋이 버텨왔지만 신규 입주물량이 넘쳐 나홀로 강세 현상에 종지부를 찍었다.


또 지난달부터는 대전지역의 미분양 물량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연말까지 분양이 줄줄이 대기 중이어서 주택공급업체들은 긴장하는 모습이다.



◆매매가격 올들어 처음 하락


부동산정보 제공업체인 부동산114의 2주단위 시세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말(13∼27일) 대전지역 아파트 매매가격은 0.02% 하락했다.


올들어 대전지역 아파트값이 하락한 것은 처음이다.


이어 8월28일∼9월10일 사이에도 대전지역 아파트값은 0.02% 떨어졌다.


경부고속철도 개통 재료를 가진 천안지역이 지난 5월 하락세로 반전한데 이어 대전도 4개월만에 하락대열에 합류한 것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수도권 주택시장 냉각,천안지역 침체,입주물량 증가 등이 대전지역 아파트값을 끌어내렸다"고 분석했다.


대전지역의 경우 내년 이후 입주물량이 많아 향후 집값 전망도 밝지만은 않다.


부동산정보 제공업체인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내년 대전에서 입주하는 물량은 18개 단지,1만1천16가구에 달한다.



◆공급봇물 속 미분양 물량도 증가


미분양 물량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대전시에 따르면 8월 말 현재 미분양아파트는 모두 8백24가구다.


이는 지난 7월 말의 4백82가구보다 3백42가구(71%) 늘어난 물량이다.


구별로는 선호도가 비교적 떨어지는 동구지역의 미분양 물량이 75가구에서 4백38가구로 가장 많이 늘었다.


청약분위기도 차분해졌다.


코오롱건설 등 3개사가 동시분양을 진행 중인 가오지구의 경우 3순위에서 1.2 대 1∼1.8 대 1의 낮은 경쟁률을 보이며 마감됐다.


상황이 이렇게 변하자 후속 분양을 준비 중인 업체들이 긴장하고 있다.


가오지구에 이어 분양에 나서는 한승종합건설(유성구 교촌지구) 신동아건설(동구 홍도동) 코넥스(동구 낭월동) 등은 분양시장 분위기 향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H건설 관계자는 "최근 2년간 대전권에선 모델하우스만 열면 모두 분양이 됐지만 지난달부터는 입지여건이 떨어지거나 분양가가 비싼 곳은 고전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입지여건에 따른 차별화 현상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