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 이젠 따로 사지 말라는데"…신혼부부들 망설이는 이유 [트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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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돈 부담 vs 고정비 불안…갑론을박
"가전은 고장 나면 시간도 돈도 같이 깨지더라고요. 구독은 정기 관리가 포함돼 있으니 불안이 줄어요. 비용이 월로 나뉘는 것도 저희한텐 계획 세우기 편했고요." (신혼부부 B씨)
"편하긴 한데…고정비가 부담이네"
가전 구독을 합리적이라고 본 응답자들은 '비용 부담을 나눌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고가 제품을 구매한 뒤 후회할 가능성을 줄여준다'는 데 동의한 비율은 64.3%, '가성비 있게 최신 제품을 소비할 수 있는 방안'이라는 응답도 62.1%로 높았다. 단순한 비용 절감을 넘어 '심리적 부담을 줄여주는 선택'이라는 인식(51.7%)과 '향후 가전 구독 서비스를 이용할 의향이 있다'는 응답(51.7%) 모두 과반이었다.
반면 비합리적이라고 본 응답자들 우려는 '월 구독료 부담'에 집중됐다. '잘 관리하지 않으면 불필요한 고정비가 될 수 있다'는 응답이 73.4%에 달했다. '구독료에 포함된 관리·케어 서비스가 충분히 가치 있게 느껴져야 이용 의향이 생긴다'는 응답 또한 76.9%로 가장 높았다. 실제로 이용 중단 이유에서도 비용 관련 응답이 두드러졌다. '오히려 비용이 더 많이 든다'는 응답이 24.7%, '월 납부 금액이 비싸다'는 응답이 18.3%였다.
최근 가전업계가 구독 서비스를 적극 홍보하고 있지만, 시장 인지도와 이용 경험률은 비교적 낮은 편이었다. 가전 구독 서비스를 '자세히 알고 있다'는 응답은 20.4%에 그쳤고, '알고는 있지만 자세히는 모른다'는 응답이 63.1%로 다수를 차지했다. TV·냉장고·세탁기 등 '대형 가전을 구독 형태로 이용하는 개념이 낯설다'는 응답도 68.8%로 높았으며 현재 가전 구독 서비스 이용률은 11.1%에 그쳤다.
다만 이용 경험자의 만족도는 비교적 높았다. 전반 만족도는 58.3%였고, 여성(61.5%)이 남성(56.3%)보다 높게 나타났다. 만족 이유로는 '정기적으로 관리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가 57.6%로 가장 많았고, '신속한 A/S'가 41.9%, '전문가의 맞춤형 케어'가 34.6%로 뒤를 이었다.
엠브레인 관계자는 "매달 나가는 구독료가 불필요한 고정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며 "가전 구독 시장이 아직 초기 단계인 만큼, 서비스 품질 향상과 함께 소비자 우려를 해소하는 것이 시장 확대의 핵심 과제가 될 것으로 전망"이라고 했다.
LG 선두, 삼성 추격…구독 경쟁 본격화
LG전자가 특히 가전 구독에 공을 들이고 있다. 구독 품목을 전방위로 넓힌 LG전자의 지난해 구독 사업 매출은 약 2조5000억원에 달했다. 전년 대비 29% 늘어난 규모로, 전체 매출의 약 3% 수준까지 커졌다. LG전자의 구독 사업 강점으로는 케어 서비스가 꼽힌다. 정기 방문 관리 중심의 '케어십' 서비스가 구독과 결합되며 차별화 요소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다.
LG전자는 "빠르게 변화하는 라이프스타일과 갈수록 복잡해지는 고객 필요에 대응하기 위해 가전 구독 라인업 확대와 가전 케어 서비스의 전문성을 지속적으로 높여가고 있다"고 했다.
삼성전자도 맹추격 중이다. 2024년 12월 AI 가전을 중심으로 'AI 구독클럽'을 내세워 구독 경쟁에 뛰어들면서 AI 기반 맞춤형 관리와 스마트싱스(SmartThings) 연동을 강점으로 앞세웠다. 회사는 지난해 2월 프리미엄 TV 구독 비중이 구독 상품 출시 전보다 2배 이상 늘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후 지난해 9월에는 서비스 구성 전반을 손보며 AI 구독클럽 개편안을 내놨다. 설치부터 A/S까지 지원 범위를 넓힌 전용 케어(블루패스)를 도입하고, 결제 수단과 구독 기간 선택 폭을 확대했다. 제휴 혜택도 늘려 이용 편의성을 끌어올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
삼성전자는 "앞으로도 제품을 구입해 설치, 사용하고 유지, 보수하는 구독 전 과정에서 고객 만족도를 극대화하기 위한 다양한 신규 혜택과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선보여 나갈 것"이라고 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