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힌 단역배우 자매 사망 사건…진상 규명 청원에 3만여명 동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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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국회 국민동의청원 게시판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게시된 '단역배우 집단 성폭행 사건에 대한 청문회 및 특검 요청에 관한 청원'은 이날 오전 9시 기준 2만6000명 넘는 동의를 기록했다.
청원인 조모씨는 청원 글에서 "단역 배우였던 피해자가 2004년 당시 보조 출연자 반장 12명에게 40여차례 성폭행과 성추행을 당하고도 공권력의 부재로 제대로 된 수사를 받지 못한 사건"이라며 "강제 고소 취하에 이르게 된 배경과 수사 과정 전반에 대한 철저한 진상 규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사건은 2004년 단역배우 아르바이트를 하던 대학원생 A씨가 기획사 반장과 캐스팅 담당자 등 12명으로부터 지속적인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면서 시작됐다. A씨는 이들을 경찰에 고소했지만, 가해자들은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경찰 조사 과정에서 A씨는 가해자들과의 대질신문을 해야 했고, '성기 모양을 그림으로 그리라'는 요구를 받는 등 2차 피해를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가해자들의 협박을 받던 A씨는 2006년 고소를 취하했고, 법원은 12명 전원에 대해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A씨는 사건 이후 극심한 고통을 겪다 2009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단역배우 아르바이트를 소개했다는 죄책감에 시달리던 언니 역시 이후 숨졌으며, 자매의 아버지도 잇따른 비극에 충격을 받고 뇌출혈로 사망했다.
홀로 남은 어머니 장모씨는 2014년 가해자 12명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했지만, 법원은 민법상 소멸시효가 지났다는 이유로 이를 기각했다. 이후 장씨는 기획사 앞 1인 시위 등을 이어갔고, 가해자들로부터 허위사실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당했으나 무죄를 선고받았다.
현재 장씨는 유튜브 등을 통해 사건의 경과와 가해자들의 신상, 근황을 알리며 진상 규명을 호소하고 있다. 이번 국회 청원 동의가 법적·제도적 재조사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