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나가면 손해"…스타셰프 정호영도 땅 치고 후회한 이유 [김소연의 엔터비즈]

'흑백요리사2' 공개되자마자 후끈…신드롬은 시작됐다
정호영 셰프가 17일 오후 서울 중구 JW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에서 열린 넷플릭스 예능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 시즌2'(연출 김학민, 김은지)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 변성현 한경닷컴 기자 byun84@hankyung.com
"시즌1때 나가지 않은 걸 후회했습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흑백요리사: 요리계급전쟁2'에 '백수저'로 출전한 정호영 셰프가 지난 16일 시즌2가 첫공개된 후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한 말이다. 정 셰프는 JTBC '냉장고를 부탁해' 등을 통해 널리 알려진 스타 셰프다. 지난해 방송된 '흑백요리사' 시즌1에 출연 섭외 요청을 받았지만 응하지 않았는데, 당시 출연했던 셰프들이 큰 인기를 모으는 걸 보면서 후회했다는 솔직한 고백이었다.

실제로 시즌2에는 지난 시즌보다 더욱 쟁쟁한 출연자들이 대거 등장해 놀라움을 자아냈다. 미슐랭 스타 셰프들이 다수 나왔고, 심지어 미슐랭 셰프가 1라운드에서 탈락하는 충격적인 장면까지 등장하면서 시즌2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흑백요리사' 공개 직후 프로그램에서 주목받은 셰프들이 외식업계와 유통업계에서 신드롬을 일으키며 가시적인 실적 상승을 견인했던 만큼 이번엔 어떤 스타가 등장할지 기대감도 고조되고 있다.
정호영(왼쪽부터), 후덕죽, 선재스님, 손종원, 술 빚는 윤주모, 프렌치 파파, 중식 마녀, 아기 맹수가 17일 오후 서울 중구 JW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에서 열린 넷플릭스 예능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 시즌2'(연출 김학민, 김은지)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 변성현 한경닷컴 기자 byun84@hankyung.com
식당 예약 플랫폼 캐치테이블이 발표한 ''흑백요리사' 시즌1 외식 트렌드 리포트'에 따르면, 시즌1 방영 전인 2024년 8월 17일부터 9월 16일까지와 방영 후인 9월 17일부터 10월 16일까지의 한 달간 데이터를 비교 분석한 결과 출연 셰프 매장의 예약 수는 방영 전 대비 3.5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출연 셰프에 대한 관심이 실제 매장 예약 및 방문으로 연결된 것. 콘텐츠의 영향력이 외식 소비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캐치테이블 관계자는 "'흑백요리사' 시즌1 열풍과 함께 미식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졌고, 이는 침체되었던 외식업계에 활기를 불어넣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시즌2 방송이 공개된 직후에도 '흑백요리사2' 셰프들의 식당 리스트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빠르게 공유되고 있다. 캐치테이블에서는 이미 다음달까지 예약이 마감된 '흑백요리사2' 셰프들이 운영하는 레스토랑들이 속출하고 있고, 각 포털 지도 플랫폼에서도 인근에 있는 '흑백요리사2' 셰프들의 레스토랑을 추천하며 '흑백요리사2' 특수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흑백요리사2'가 공개된 지 일주일도 안됐지만 관심은 시즌1보다 빠르게 불타고 있다는 반응도 흘러 나온다. 네이버 데이터랩 검색어트렌드에 따르면 '흑백요리사'는 시즌1 최종 라운드가 공개되기 전인 지난해 10월 1일 100으로 가장 높았지만, 이후 주춤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지난 16일 공개 직후 다시 54까지 올랐다. 이는 시즌1 첫 방송 당시 기록한 36보다 1.5배 가량 높은 수치다.

첫 공개 분량은 1라운드로 백수저 셰프들과 경연할 흑수저 셰프들을 뽑는 예선전 격이었다면, 앞으로 본격적인 라운드가 펼쳐지는 만큼 지난 시즌의 화제성을 뛰어넘을 가능성이 벌써부터 제기되고 있다.

유통업계 역시 시즌2 공개에 따라 협업 규모와 품목을 대폭 확대하며 전례 없는 특수를 기대하고 있다.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시즌1 당시 '밤 티라미수' 단일 품목으로만 예약 판매 시작 20분 만에 2만개 물량을 완판시키며 디저트 카테고리 매출을 견인한 바 있다. GS25 역시 시즌1 방영 이후 출시된 협업 상품의 누적 판매량이 450만개를 넘어섰으며, 관련 디저트 빵 4종이 17일 만에 매출 20억원을 달성하는 등 큰 인기를 얻었다. 시즌2의 경우, 방영 전부터 국내외 여러 브랜드가 선제적으로 협업에 뛰어들고 있어, 업계에서는 시즌1 이상의 흥행과 매출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

특히 단순한 단기성 제품 출시에서 벗어나 반찬, 안주, 냉동 간편식 등 품목이 수십종으로 다변화되고, 주요 대형 마트와 이커머스 플랫폼인 마켓컬리 등이 방송 회차별 미션 요리를 실시간으로 상품화하는 상시 협업 시스템을 구축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콘텐츠 연계 상품의 확산이 가계 소비 지출을 자극해 내수 시장 활성화에 기여하는 '콘텐츠 분수 효과'를 극대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사진=넷플릭스 오리지널 '흑백요리사:요리계급전쟁2' 스틸
글로벌 시장에서의 K-푸드 확산 및 관광 유발 효과도 수치로 가시화될 전망이다. 넷플릭스 글로벌 TOP 10 비영어권 TV 부문에서 장기간 1위를 기록했던 시즌1의 인지도는 해외 관광객들의 한국 방문 목적 중 '미식'의 비중을 높이는 계기가 되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시즌2 방영에 맞춰 넷플릭스가 서비스되는 전 세계 190여개국 시청자를 대상으로 출연 셰프들의 레스토랑을 연계한 미식 관광 코스를 개발하고 홍보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미식 관광 수요 창출과 식품 수출 증대 효과를 포함한 총생산 유발 효과가 수조원대에 이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한국 드라마와 예능 IP를 기반으로 한 식재료 수출액이 연평균 10% 이상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흑백요리사' 시즌2는 K-푸드의 글로벌 지식재산권(IP) 비즈니스 모델을 공고히 하는 핵심 동력이 될 것으로 평가받는다.

여기에 '흑백요리사2'에 출연하는 셰프들이 이전보다 유명인들이 대거 등장한다는 점도 기대감을 끌어올리는 요소다.
/사진=넷플릭스 오리지널 '흑백요리사:요리계급전쟁2' 스틸
한국 파인다이닝 선구자이자 미쉐린 2스타 이준부터 한식과 양식 각각 미쉐린 1스타를 거머쥔 손종원, 대한민국 1호 사찰음식 명장 선재스님, 57년차 중식 대가 후덕죽, 47년차 프렌치 대가 박효남, 대한민국 대표 일식 스타 셰프 정호영, 음식으로 세상과 소통하는 이탈리안 스타 셰프 샘킴, 양식에 한국을 더하는 캐나다 출신 스타 셰프 레이먼킴, '마스터셰프 코리아 시즌4' 심사위원 송훈, '한식대첩 시즌3' 우승자 임성근이 후배들의 도전에 호방하게 응전한다.

음식에 마음을 담는 미쉐린 1스타 김희은, 전 청와대 대통령 총괄 셰프 천상현, 중식과 일식의 극상을 보여주는 미쉐린 1스타 최유강, '마스터 셰프 스웨덴' 우승자 제니 월든, 캐주얼 한식 다이닝으로 뉴요커를 사로잡은 뉴욕 미쉐린 1스타 심성철, 국내 최초 5성호텔 여성 총조리장 이금희, 태안의 자연을 요리에 담는 김성운, 음식에 정성을 다하는 미쉐린 1스타 김건이 오직 '맛'으로 압도하기 위해 2라운드 1:1 흑백대전에 나선다.

무엇보다도 시즌1에 이어 재도전한 히든 백수저 최강록이 히든 백수저 룰에 따라 심사위원 백종원, 안성재 모두에게 생존을 받으며 2라운드 진출에 성공한 만큼 이들이 프로그램 안팎에서 어떤 활약을 펼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