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조끼 때문 아냐, 선동 말라"…백화점 논란에 새 주장

백화점 보안요원에 항의하는 이김춘택 사무장. / 사진=X 캡처
롯데백화점 보안요원이 식사하러 매장을 찾은 노동조합원들에게 '노조 조끼'를 벗어달라고 요구하는 정황이 드러나 논란인 가운데, 보안요원이 탈의를 요구한 이유는 단순 노조 조끼 착용 때문이 아니라, 조끼에 적힌 '해고는 살인이다'라는 문구에 다른 고객이 불편을 제기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2일 페이스북에서 개그맨 김영민의 글과 관련 보도를 공유하면서 "노조 조끼 문제가 아니라 조끼에 인쇄된 '해고는 살인이다'라는 문구가 고객께 불편함을 드렸기 때문이라고 한다"며 "선동 좀 그만하자"고 했다.

김 의원이 공유한 글을 쓴 김영민은 같은 날 페이스북에서 "세상을 바로잡는 마음으로 선동 바로 잡는다. 얼마 전 난리였던 롯데백화점 노조 조끼 사건, 자세히 알아보니 조끼에 있는 '해고는 살인이다' 문구에 다른 분들이 불편함을 느껴 벌어진 일이라고 한다"고 썼다.

김영민은 "'이거 이슈 장사 되겠다' 싶었는지 그 상황을 알면서도 한 노동자를 벼랑 끝으로 몰면서 회사의 사과까지 받아낸 것 같다"며 "'노조 조끼를 벗어주세요'가 아니라, '식당의 다른 손님들을 위해 해고는 살인이다라고 적힌 옷을 벗어주세요' 이게 정확한 상황 설명 같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해당 보안 요원은 '저도 노동자다', '부탁드린다' 했는데 동료는 카메라 들고 '이것은 혐오다' 소리치고 그 영상은 전국에 퍼진 상황"이라며 "해당 보안요원님. 힘든 시간 잘 이겨내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엑스 등 SNS에 게시된 영상에 따르면 민주노총 금속노조 조합원 등은 지난 10일 오후 7시께 금속노조 조끼를 입고 서울 송파구 롯데백화점 잠실점 지하 식당에서 식사하려다 보안요원의 제지를 받았다. 조끼에는 현대차 하청기업인 이수기업 해고노동자의 복직을 요구하며 '해고는 살인이다' 등의 문구가 적혀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영상 속 양복 차림의 보안요원은 "공공장소에서 어느 정도 에티켓을 지켜주셔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이김춘택 사무장이 "우리는 공공장소에서도 이러고 다닌다. 청와대에서도 이러고 다닌다"고 말하자 안전요원은 "여기는 사유지"라고 답했다.

이김 사무장이 "그러니까 결국 백화점이 정한 기준이라는 건데, 그게 노동자 혐오"라고 말하자 보안요원은 "저도 노동자"라고 맞받았다. 조합원들은 "노동자도 노동자를 혐오할 수 있다. 지금 그런 일이 벌어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논란이 확산하자 롯데백화점 측은 노조에 사과하고 "고객 복장 제한 규정이 없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