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합의' 어겼나"…이어지는 콜마그룹 父子 경영권 분쟁 [CEO와 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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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마 주식 반환소송 2차 변론
경영합의, 증인 채택 쟁점 두고 쌍방 신경전
11일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합의29부(부장판사 고승일) 심리로 열린 2차 변론기일에서는 피고 윤 부회장이 윤 회장과의 ‘경영권 합의’를 어겼다고 주장하는 원고 측과, ‘경영권 합의’라는 표현 자체가 과잉 해석이라는 피고 측이 맞섰다.
원고 측은 이번 소송의 쟁점을 윤 부회장이 윤 회장의 딸인 윤여원 콜마비앤에이치(BNH) 대표의 경영권을 박탈한 행위가 그룹 경영 구조 전체에 관한 ‘경영 합의’ 위반에 해당하는지 여부로 보고 있다. 윤 회장 측 대리인인 김앤장 법률사무소와 법무법인 세종은 이날 "3자 간 합의가 콜마홀딩스(윤상현)와 자회사 콜마비앤에이치(윤여원)의 독자 경영을 근간으로 하는 ‘경영 합의’였다"고 주장했다. 윤 회장이 아들인 윤 부회장에게 지분 증여한 것은 이 합의를 조건으로 하는 이뤄진 '부담부 증여'였다는 것이다.
한편 이날 윤 회장 측 법률대리인은 김병묵 전 콜마비앤에이치 공동대표와 홍진수 콜마비앤에이치 감사, 홍상완 전 한국콜마 감사를 증인으로 신청했다. 재판부는 이 가운데 김 전 대표와 홍 감사만 증인으로 채택했다. 윤 회장 측은 두 사람이 윤 회장과 윤상현 부회장 사이에 이뤄졌다는 승계 계획과 이른바 경영 합의의 체결 과정에 깊이 관여한 인물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홍 감사는 4월 회의와 10월 이사회 등에서 피고 측이 윤 부회장의 사업 경영권을 박탈하려 했다는 정황을 가장 잘 알고 있는 내부자라는 이유로 핵심 증인으로 지목됐다. 윤 부회장 측은 “홍 감사와 김 전 대표의 진술 내용은 이미 진술서 등 서면 증거로 제출돼 있어 서면만으로도 충분히 확인할 수 있다”며 두 사람에 대한 증인 신청을 채택하지 말아 달라는 의견을 제시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윤 회장 측 법률대리인에게 △윤 회장이 그룹 내 각 회사 및 기관에서 어떤 법적 지위를 차지하는지 △임직원과의 회의가 어떤 의미를 갖는지 △윤 회장이 이사회나 임직원에게 어떤 행위를 지시할 때 어떤 법적 의미와 효력을 갖는지 등에 대한 설명을 요구하기도 했다.
윤 부회장 측 법률대리인도 향후 증인을 선정해 법원에 증인 신청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재판부는 내년 3월 12일 증인 심문기일을 열기로 했다.
정희원 기자 top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