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경기 오히려 땡큐"…짠물 소비에 '반값 할인점' 주가 튀었다 [양지윤의 니가가라 나스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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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뉴욕증시에 따르면 TJX의 주가는 최근 6개월 동안 23.51% 올랐다. 지난 10일에는 전장 대비 1.29% 상승한 155.67달러에 장을 마무리했다.
TJX는 세계 2만개가 넘는 벤더사로부터 과잉 재고를 공급받아 판매한다. 공급 업체 입장에서는 브랜드 가치가 떨어질 우려 없이 재고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고, 소비자 입장에서는 좋은 품질의 상품을 싸게 살 수 있는 윈-윈(win-win) 구조다.
올해 TJX의 주가를 끌어올린 건 '불황'이다. 실제로 미국 경제조사단체 콘퍼런스보드가 발표한 11월 미국 소비자신뢰지수는 88.7로, 10월 대비 6.8포인트 하락했다. 미국 소비자가 체감하는 경제 상황과 전망을 수치화한 지수로, 지난 4월 이후 7개월 만의 최저치다.
불황이 지속될수록 TJX 같은 오프 프라이스 유통사의 가격 경쟁력은 올라간다. 물건이 안 팔려 제조사의 과잉 재고가 늘어나면 더 낮은 가격에 재고를 확보할 수 있어서다.
이에 최근 발표된 TJX의 분기 실적은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2026년회계연도 3분기(8~10월)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7% 늘어난 151억달러로, 예상치(149억달러)를 뛰어넘었다. 희석 주당순이익(EPS)도 1.28달러로 시장이 전망한 1.22달러보다 높았다. 동일 점포 매출도 전년 대비 5% 증가했다. 박기현 키움증권 연구원은 "객단가 상승과 트래픽 증가가 동반된 질적 성장이라는 점에서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박 연구원은 "TJX의 투하자본이익률(ROIC)은 30.5%로 경쟁사인 로스스토어스(23.3%), 벌링톤(14.5%), 메이시스(8%) 대비 월등하다"며 "견고한 펀더멘탈을 재원으로 삼아 3분기에만 5억9400만달러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하고 4억7200만달러의 배당을 실시하는 등 총 11억달러를 주주에게 환원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도 TJX에 대한 목표치를 올려잡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TJX에 대한 '비중 확대' 의견을 유지하며 최근 목표주가를 159달러에서 162달러로 상향했다. 골드만삭스도 기존 163달러였던 목표치를 170달러로 높였다.
양지윤 기자 y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