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자물쇠 원조는 남산"…영상에 담아낸 서울 명소들

서울 29초영화제
서울시·한경 공동 주최

650편 중 7편 수상작 선정
양지오·박수현, 통합 부문 대상
완성도 높은 스토리로 주목

일반부 최우수상 석지우·신경민
청소년부는 김민준 감독 수상
지난 4일 서울 중림동 한국경제신문사 다산홀에서 열린 ‘서울 29초영화제’ 시상식에서 수상자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문경덕 기자
풋풋한 연인이 남산공원을 걷는다. “남산의 전통”이라며 자물쇠를 걸자는 여자친구 말에 남자친구는 “너무 뻔하지 않냐”면서도 설레는 표정을 짓는다. 두 사람이 다정한 모습으로 인증샷을 찍으려는데 아뿔싸, ‘2년 전 오늘’이라며 SNS 알림 하나가 뜬다. ‘민정이와 함께 #남산데이트.’ 누구냐는 추궁에 남자친구는 당황한 표정으로 답한다. “군대 동기야.”

양지오·박수현 감독이 출품한 ‘사랑의 알림’이라는 제목의 영상 줄거리다. 이 작품은 지난 4일 서울 중림동 한국경제신문사 다산홀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통합(일반부+청소년부) 부문 대상을 받았다. 연인끼리의 사랑도, 군 복무를 함께한 친구와의 우정도 모두 대한민국 수도 서울에서 손꼽히는 명소인 남산에서 쌓을 수 있다는 완성도 높은 서사가 돋보였다.

서울시와 한국경제신문사가 주최하고 29초영화제사무국이 주관한 이번 영화제는 ‘서울의 명소’에 주목했다. ‘에피소드 in 한강’ ‘에피소드 in 남산’ ‘에피소드 in [ ]’ 세 가지 주제를 내세워 서울 여러 지역에서 피어나는 스토리를 29초 영상에 담도록 했다. 응모 기간(10월 10일~11월 14일)에 650개(일반부 382편, 청소년부 203편, 메이킹 55편) 작품이 출품됐다. 이 중 대상을 포함해 일반 4편, 청소년부 3편 등 7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시상식에서 대상을 받은 양지오 감독은 “남산 데이트와 사랑의 자물쇠는 서울에 사는 20대 연인이라면 누구나 익숙하게 느낄 소재라고 생각해 그 공감대를 자극하고 싶었다”고 연출 의도를 설명했다. 이어 “생각지도 않은 29초영화제 수상이 진로에 큰 영향을 줄 것 같다”며 “처음 감독을 해보면서 ‘이 길이 내 길이 아닌가’ 고민도 했는데 이번 수상을 계기로 영상작업을 놓지 않고 계속하겠다”고 덧붙였다.

일반부 최우수상은 석지우·신경민 감독의 ‘서울에서 만나!’가 받았다. 청소년부 최우수상은 김민준 감독의 ‘에피소드 인서울’이 수상했다. 이 중 서울권 대학 진학을 목표로 하는 학생의 꿈을 통해 국립중앙박물관, 한강버스 등 서울에서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보여준 김 감독의 작품은 심사위원 사이에서 “일반부와 견줘도 될 만큼 잘 만든 작품”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숏폼 등 최신 영상 트렌드를 반영한 우수작에 주는 트렌디상에는 김종민 감독(일반부)의 ‘Episode in [하늘공원]_반려드론’, 우하람 감독(청소년부)의 ‘Episode in:[숨결]이 담긴 서울’이 받았다.

시상식에는 김병민 서울시 정무부시장, 김철수 한경 상무와 수상자 및 가족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수상자들은 통합 부문 대상 1000만원, 일반부 최우수상 400만원, 청소년부 최우수상 200만원 등 2000만원의 상금을 받았다.

유승목 기자 m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