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도 마스가號 '출항'…美 선박건조 거점 확보

미국 조선사 나스코와 협력

4개州에 있는 나스코 야드서
컨테이너선 등 선박 공동건조
美해군 군수지원함 수주 노려

콘래드 조선소와는 LNG선 협력
알래스카 LNG프로젝트도 참여

종합선박 서비스로 美시장 공략
삼성중공업이 미국의 제너럴다이내믹스 나스코와 함께 미국 해군 군수지원함 사업에 나선다. 미국 콘래드 조선소와는 액화천연가스(LNG) 벙커링선을 미국에서 공동 제작하기로 했다. 두 프로젝트 모두 한국 조선업의 기회로 평가받는 ‘마스가(MASGA)’ 일환이다.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에 이어 삼성중공업도 마스가 프로젝트에 본격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에서 선박 건조 나서

삼성중공업은 4일(현지시간) 미국 뉴올리언스에서 열린 ‘세계 워크보트쇼’에서 미국 제너럴다이내믹스 나스코, 국내 조선해양 엔지니어링기업 디섹과 ‘3자 간 사업 협력 합의서’를 체결했다고 5일 밝혔다. 세 회사는 미국에서 선박 설계, 장비·부품 공급, 인력 개발, 기술 교류 등 선박 제조 전 과정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3사가 미국에 공동 건조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 본사를 둔 나스코는 버지니아, 플로리다, 워싱턴 등 4개 주에 5개 야드를 보유한 대형 조선사다. 군수지원함의 설계·조달·생산 능력과 유지·보수·정비(MRO) 사업 역량을 갖추고 있다. 컨테이너운반선 등 상선 건조도 가능하다. 디섹은 한국의 조선해양 엔지니어링 전문회사로 나스코와 기자재 패키지 공급 등 20년간 협력을 유지해 오고 있다.

세 회사는 힘을 합쳐 미 해군 군수지원함 사업에 뛰어든다는 계획이다. 미 해군은 작전 중 연료, 탄약, 식량을 안정적으로 보급할 수 있도록 설계한 차세대 군수지원함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국내 조선업계는 나스코가 보유한 미국 현지 건조 인프라와 삼성중공업의 선박 건조 기술, 디섹의 안정적인 기자재 공급 능력 등이 합쳐지면 미 해군이 발주하는 군수지원함 수주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트럼프 시대 LNG에도 베팅

삼성중공업은 이날 미국 콘래드 조선소와는 LNG벙커링선 공동 건조 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콘래드는 루이지애나와 텍사스 등 미국 연안에 5개의 야드를 운영하며 상선·관공선 건조를 주력으로 해온 조선소다.

다른 선박에 LNG를 연료로 공급해주는 연료 보급선인 LNG벙커링 선박 공동 건조를 통해 LNG 운송시장에 참여할 계획이다. 미국 LNG 시장은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인프라 투자 확대, 규제 완화,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 등으로 급성장세가 예상되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삼성중공업이 미국에서 가장 각광받는 군수지원함, LNG 두 분야에서 적극적으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고 평했다.

삼성중공업은 마스가 프로젝트가 가시화하는데도 좀처럼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8월 비거마린그룹과 군수지원함 관련 MRO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했지만, 선박 공동 건조까지는 아니었다. 하지만 이번 나스코와의 협력을 통해 미국에서 공동 건조 체제를 갖추고 유지·보수까지 나서 미국 내 종합 선박 서비스 회사의 틀을 갖추게 됐다.

삼성중공업은 나스코와 콘래드 등 미국 조선사의 약점으로 꼽히는 기술력 및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술 교류 방식 등을 논의하고, 집중적으로 투자할 계획이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50년간 축적한 삼성중공업의 기술력과 미국 현지 조선 인프라가 마스가 협력을 통해 시너지를 발휘하게 될 것”이라며 “인력 개발과 기술 교류에 속도를 내 미국 조선업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