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옥동 연임…신한금융 3년 더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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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추위, 최종 회장 후보로 추천
주총 승인 후 내년 3월 임기 시작
신한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4일 진 회장을 차기 회장 단독 후보로 추천했다. 회추위는 이날 진 회장과 정상혁 신한은행장, 이선훈 신한투자증권 등을 상대로 면접을 한 뒤 투표를 거쳐 진 회장을 차기 수장으로 선정했다.
전북 임실 출신인 진 회장은 1980년 덕수상고를 졸업하고 고졸 행원으로 기업은행에 입사했다. 1986년 신생 금융사인 신한은행으로 옮겨 40년간 근무 중이다. 인력개발실과 여신심사부, 국제업무팀장 등 인사, 영업, 글로벌 등 은행 주요 보직을 맡았다. 은행원 경력 중 18년을 일본에서 보낸 대표적인 ‘일본통’이다. 2015년 신한은행의 일본 현지법인인 SBJ은행 대표를 맡아 성장을 이끌면서 신한금융의 최대 주주인 재일교포 주주들의 두터운 신임을 받는 것으로 잘 알려져있다. 그는 이 같은 성과를 인정받아 2017년 신한은행 부행장 및 신한금융지주 부사장, 2019년 신한은행장에 올랐다. 신한은행장 시절 고객 수익률을 직원의 최우수 과제로 삼은 핵심성과지표(KPI)를 도입하고 민관 협력 배달앱 ‘땡겨요’를 출시했다.
진 회장은 지난 3년간 독창적인 발상과 강력한 추진력으로 금융업계의 주목을 받아왔다. 취임 첫 해인 2023년 비대면 거래 확산에 발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은행·카드·증권·보험 등 주요 계열사 서비스를 한 데 모은 앱 ‘슈퍼쏠’(SOL)을 내놓았다. 지난 10월엔 인공지능 전환(AX) 전담 조직을 만드는 등 디지털 혁신에 더욱 속도를 내는 중이다. 지난해엔 신한은행과 신한투자증권을 결합한 자산관리 전문조직인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를 신설했다. 투자, 세무, 상속 등 여러 분야 전문가들이 팀을 꾸려 고객 한 명에게 ’1 대 다(多) 컨설팅’을 제공하면서 고액자산가 영업전에서 한 발 앞선다는 평가를 받았다.
은행이 먼저 나서 이자를 깎는 ‘역발상’으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지난해 신한저축은행 대출을 이자율이 더 낮은 신한은행 대출로 갈아타게 해주는 상생 대환대출을 도입한 데 이어 올해는 대출금리가 연 10% 이상인 모든 개인 고객의 금리를 연 9.8%로 인하했다. 당장은 신한금융의 이자수익이 줄어들 수도 있지만 고객 충성도를 높여 장기적인 성장을 이끌 것으로 보고 내린 판단이다. 올해 급성장하며 배달앱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킨 ‘땡겨요’도 이러한 취지로 탄생했다.
일찍이 진출해 터를 닦아놓은 일본, 베트남, 카자흐스탄 등 주요 해외거점에서도 내실을 다지며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갔다. 신한금융은 올해 1~3분기 글로벌 사업에서 순이익 7630억원을 냈다. 연간기준으로 사상 첫 1조원 돌파가 유력하다.
진 회장은 이를 통해 취임 후 대형 인수합병(M&A) 없이도 고객군을 넓혀가며 신한금융의 자산 규모를 780조원 이상으로 키워냈다. 실적도 거듭 사상 최대 기록을 써내려갔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역대 최대인 4조4502억원의 순이익을 거둔 데 이어 올해는 이미 세 분기만에 이보다 많은 4조4609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핵심 계열사인 신한은행은 지난해 ‘리딩뱅크’ 자리를 탈환했다. 성장세와 더불어 적극적인 주주환원 확대로 신한금융지주의 시가총액(3일 기준 38조7900억원)은 3년간 두 배 이상 뛰며 40조원을 눈앞에 두고 있다.
신한금융은 이날 열린 이사회에서 진 회장을 최종 후보로 확정했다. 진 회장은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연임안이 승인되면 회장으로서 두번째 공식 임기를 시작한다. 임기는 2029년 3월까지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