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델, 미국 아동 위한 계좌 프로젝트에 9조원 기부

10세 이하 미국 아동 2500만명에 혜택 예상
비과세 계좌로 인덱스펀드 등에 투자해 18세 이후 인출
사진=AP
델 테크놀로지스의 창업자 마이클 델 부부가 미국의 10세 이하 아동 2,500만명에게 인당 1천달러(약 147만원)를 지원하기 위해 62억 5,000만 달러(약 9조 1,800억원)를 기부한다.

이는 올해초 트럼프 대통령이 시작한 ‘트럼프 계좌’로 알려진 ‘인베스트 인 아메리카’ 이니셔티브를 기반으로 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월 마이클 델이 자신에게 이 아이디어를 줬다고 밝힌 바 있다.

2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델 부부의 기부금은 미재무부에 전달돼 10세 이하 아동 2,500만 명을 위한 추가 계좌에 사용될 예정이다. 델 부부는 가구 중간 소득이 15만 달러(약 2억 2천만원) 미만인 지역을 대상으로 지원금을 지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해당 연령대 미국 아동의 80%에게 지원금이 제공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델은 "모든 아이들이 저축할 가치가 있는 미래를 꿈꿀 수 있다면, 계좌를 넘어 훨씬 위대한 무언가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미래 세대를 위해 희망과 기회, 그리고 번영을 만들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 에 따르면 델은 1,480억 달러(약 217조원)의 재산으로 세계에서 11번째로 부유하다.

영국 등 유럽의 차일드펀드와 유사한 이 제도는 미국에서 2026년 7월 4일부터 시행된다. 이 제도에 따라 미국의 부모는 자녀를 위해 계좌를 개설하고 연간 최대 5,000달러까지 납입할 수 있다. 고용주는 근로자의 과세 소득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연간 2,500달러를 지원할 수 있다. 델의 기부금이나 정부에서 추가로 지원받은 금액은 기부 한도에 포함되지 않는다.

이 자금은 분산 투자된 저비용 인덱스 펀드에 투자되며, 자녀가 18세가 될 때까지는 인출할 수 없다. 18세가 되면 대학 학자금, 주택 담보 대출, 창업 비용 등의 용도로 인출할 수 있다. 이 계좌의 자산은 비과세이지만 인출시 수혜자는 이익에 대해 세금을 납부해야 한다.

실리콘 밸리의 벤처 캐피털인 알티미터 설립자인 브래드 거스트너는 지난 2023년에 미국 어린이들에게 돈을 지원해 빈부 격차를 줄이고 금융 지식 수준을 높이자는 이니셔티브로 ‘인베스트 아메리카’를 설립했다.

거스트너는 인터뷰에서 "미국의 빈부 격차가 확대됐지만 우리는 이를 해결할 구체적 방안을 찾지 못했다”면서 어린이들에 대한 이 같은 지원이 “소외되고 뒤처진 사람들의 운명을 극적으로 바꿀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이 계좌를 통해 “정부, 기업, 델과 같은 개인과 지역 사회가 어린이들의 미래에 투자할 수 있는 새로운 플랫폼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길이 열리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델은 링크드인에 있는 자신의 프로필에 “1984년 텍사스 대학교 1학년 기숙사 방에서 1천달러로 ‘델’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델 테크놀로지는 현재 시가총액이 약 900억 달러에 달하는 컴퓨팅 거대 기업으로 성장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델과 그의 아내는 델 테크놀로지스의 지분 약 40%를 소유하고 있다. 그는 또 2023년 델 테크놀로지스에서 분사된 VM웨어를 인수하면서 브로드컴의 지분을 상당 부분 확보했다. 브로드컴의 주가는 이후 AI 붐에 힘입어 약 300% 상승했다.

부부가 재단에 기부한 금액은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연평균 약 5,700만 달러였다. 2023년에는 브로드컴 주식 17억 달러를 포함해 약 36억 달러, 2024년에는 총 14억5천만달러를 기부했다.

마이클&수잔 델 재단 웹사이트에 따르면, 재단은 장학금, 차터스쿨 확장, 오스틴에 위치한 델 어린이 의료센터 설립 등 어린이들을 주요 지원 대상으로 삼아왔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