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12·3 기념일로 지정한다…野는 아직도 '계엄 사과 공방'

"與, 대대적 행사로 野 압박" 분석
우원식은 시민과 '다크투어리즘'

野는 장동혁 메시지 놓고 이견
초·재선은 개별 계엄사과문 준비
< 추경호 운명의 날…구속심사 출석 > 12·3 비상계엄 해제 표결 방해 혐의를 받는 추경호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추 전 원내대표는 “정치적 편향성 없이 법원의 공정한 판단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이 비상계엄이 선포되고 해제된 12월 3일을 민주화운동 기념일로 지정하겠다고 2일 밝혔다. 일각에서는 범여권이 비상계엄 1년 관련 행사를 대대적으로 여는 방식으로 여당이던 국민의힘을 압박하고 있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국민의힘은 이날까지도 비상계엄에 대해 어떤 메시지를 낼지를 두고 갑론을박을 이어가는 상황이다.

김병기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빛의 혁명’을 공식 민주화운동으로 인정하고 12월 3일을 민주화운동 기념일로 지정하는 법률 개정에 들어가겠다”며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법 등 관련 법률을 정비해 국가가 책임 있게 기록하고 기념하는 체계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그날 대한민국을 지켜낸 힘은 제도도 권력도 아니었고, 주권자인 국민이었다”며 “국민이 지켜낸 민주주의를 국가의 이름으로 또렷이 새기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출신 우원식 국회의장은 비상계엄 관련 주요 현장을 탐방하는 ‘다크투어리즘’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비상계엄 해제 의결 당시 참여한 국회의원 수와 같은 190명의 시민을 초청해 물리적 대치가 발생한 장소를 돌아볼 예정이다. 자신이 담을 넘은 장소도 탐방 장소에 포함했다. 국회사무처는 중앙잔디광장에서 비상계엄 선포부터 해제까지의 주요 현장 사진을 담은 사진전을 열고, 대형 의사봉 등이 있는 포토존도 운영한다.

국민의힘은 장동혁 대표 메시지를 두고 공방을 벌이고 있다. 장 대표가 계엄에 대해 공개 사과해야 한다는 의견과 그렇게 할 경우 역효과가 난다는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그는 어떤 메시지를 낼지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3일은 장 대표의 취임 100일이기도 하다.

국민의힘 초·재선 의원들은 장 대표가 사과하지 않으면 별도 사과문을 발표하겠다는 계획이다. 재선 의원이 주축이 된 당내 모임인 ‘대안과 책임’은 소속 의원들에게 입장문을 공유하고 참여 의사를 묻기도 했다. 조경태 의원은 광주를 방문해 보수 정당의 쇄신과 헌정 질서 수호 등을 담은 ‘광주 선언’을 발표하겠다고 했다. 비상계엄 해제에 적극 나선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도 3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할 계획이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