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 랠리" VS "숨고르기"…12월 증시 전망 갈렸다

10년간 12월 상승 확률 '반반'

KB·하나·유안타증권 등
12월 코스피 반등에 무게
"외국인 투자자 돌아올 것"

신한·한투는 "강세장 어렵다"
실적 확인 후 1월께 반등 전망
올해는 ‘산타 랠리’가 찾아올까. 12월 증시 향방을 두고 증권가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연말 랠리’를 예상하는 쪽은 미국의 유동성 공급이 본격화하며 외국인 투자 자금이 다시 흘러 들어올 것으로 보고 있다. 4분기 상장사 실적을 확인한 뒤 내년 1월부터 반등이 시작될 것이라는 예측도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 “미 유동성 공급 재개 때 반등”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12월 코스피지수가 월간 기준으로 상승할 확률은 50%였다. 10번 중 5번은 월간 기준 상승 마감했고 5번은 하락했다.

올해 증시 방향성도 마찬가지다. 전문가마다 의견이 다르다. 산타 랠리를 기대하는 쪽에선 원·달러 환율 하락과 이에 따른 외국인 순매수세를 전망하고 있다. 양적긴축(QT) 정책을 종료한 미국 중앙은행(Fed)이 오는 9~10일로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낮출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에서다. 추가 금리 인하 필요성을 수차례 언급해온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차기 Fed 의장으로 거론되자 통화 완화 정책에 기대가 커지고 있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미 연방정부 폐쇄가 종료됐기 때문에 정부 지출 역시 늘어날 것”이라며 “미국 유동성 증가와 함께 달러 대비 원화가치 약세 현상이 진정되며 지수가 반등을 시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KB증권도 12월 코스피지수 예상 범위로 3760~4240을 제시하며 주식 비중을 확대하라고 조언했다. 이은택 연구원은 “대형주에 집중됐던 투자자금이 저(低)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종목과 중소형주로 확산하고 있다”며 “지주사, 증권 등 고배당주에 집중할 타이밍”이라고 조언했다.

유안타증권은 12월 코스피지수 예상 밴드로 3800~4200을 제시했다. 밴드 상단 기준으로 7% 이상 상승 여력이 남았다는 의미다. 김용구 연구원은 “코스피지수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역사적 평균인 10.5배 수준까지 떨어져 가격 매력도가 커진 상태”라며 “미국 유동성 공급 재개 등이 겹쳐 12월 국내 증시에 산타 랠리가 펼쳐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 “4분기 실적부터 확인해야”

반면 신한투자증권은 올해 산타 랠리가 펼쳐질 가능성이 낮다고 예상했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주당순이익(EPS)이 올해 초 대비 34.2% 급증했지만 코스피지수의 PER은 오히려 낮아지는 추세란 지적이다. 노동길 연구원은 “실적이 추가 개선될 것이라는 확신이 충분하지 않거나 금리 환경이 불안정할 때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4분기 실적이 견고한지 확인한 뒤 내년 1월부터 반등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12월 코스피지수 예상치로는 3800~4150을 제시했다.

2016년 4~5월, 2021년 4~5월, 2024년 4~5월에도 통화정책 불확실성 등을 이유로 EPS가 올라갔지만 PER은 낮아진 현상이 일어났다. 노 연구원은 “당시에도 기업 실적이 발표된 뒤에야 상승세를 이어갔다”며 “1월 강세장이 다시 찾아오기 전까지 배당주, 로볼(저변동성) 상장지수펀드(ETF)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국투자증권도 올해 산타 랠리는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대준 연구원은 “거래 대금이 감소하고 있는 데다 12월은 원래 거래가 활발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외국인과 기관 등 증시에 영향을 미치는 수급 주체는 연말 결산을 위해 매매를 줄이는 게 관행”이라며 “거래가 감소하는 과정에서 대내외 악재가 중첩되면 시장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