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세액공제 직접환급제 도입하면 국내 투자 더 늘 것"

사진=뉴스1
올해 반도체, 자동차 등 10대 주요 제조업의 국내 설비투자 계획이 연초보다 3조원 가량 늘어난 122조원으로 파악됐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1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민관합동 산업투자전략회의’를 주재하고 10대 제조업 투자 이행상황을 점검했다. 이날 회의는 미국 관세 이슈 이후 열린 후속 회의다.

반도체(삼성전자), 자동차(기아차), 디스플레이(삼성디스플레이), 이차전지(SK온), 석유화학·정유(에쓰오일), 철강(현대제철), 바이오(삼성바이오로직스), 조선(HD한국조선해양), 기계·로봇(HD현대인프라코어), 섬유(도레이첨단소재) 등 10대 제조업 대표 기업이 참석했다.

올해 이들의 투자 계획은 연초 119조원이었던 것에서 122조원으로 3조원 더 늘어났다. 산업부는 이에 대해 자동차, 배터리 등 일부 업종의 미정 투자 계획이 최종 확정되면서 전체 규모가 확대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고율 관세, 글로벌 공급망 재편 등의 영향으로 해외투자 수요가 확대되는 상황에서도 국내투자가 증가한 것이다. 올해 3분기까지 투자 이행률은 68%로 작년과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기업 대표들은 이날 회의에서 김 장관에게 전기차 보조금 신속 집행, 정책금융 확대, 전기요금 인하 등을 요청했다. 국내 투자환경을 좀 더 유리하게 만들어달라는 취지다. 투자세액공제를 현금처럼 돌려주는 직접환급에 관한 의견도 제시됐다. 투자세액공제 직접환급제도는 기업이 투자를 했지만 당장 이익이 없어 법인세를 낼 금액이 없을 때, 사용할 수 없는 공제액을 정부가 현금으로 돌려주는 방식이다.

최근 3년간 10대 제조업의 투자는 2023년 100조원에서 2024년 110조원, 올해 현재까지 122조원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이 가운데 반도체와 자동차가 전체 계획의 약 80%를 차지하며 투자 증가세를 주도하고 있다. 반도체는 글로벌 인공지능(AI) 열풍에 따라 HBM 등 첨단 메모리 투자가 활발하고, 자동차는 전기차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한 투자가 주를 이룬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