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욱, '윗집 사람들'로 얻은 깨달음 "'하남자' 같이 되지 말아야지" (인터뷰)

김동욱 /사진=바이포엠스튜디오
배우 김동욱이 영화 '윗집 사람들'을 통해 부부 관계에 작은 깨달음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12월 1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만난 김동욱은 영화 속 갈등을 현실 부부 관계에 비춰본 적 없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평생 소통하고 서로를 소중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다짐했다"고 답했다.

'윗집 사람들'은 흔한 층간소음 갈등에서 출발한다. 일상의 스트레스를 토대로 하되, 부부 사이에 쌓여온 감정과 균열을 예리하게 파고든다. 윗집 부부(하정우·이하늬)와 아랫집 부부(공효진·김동욱)가 식탁 앞에서 마주 앉는 단 한 번의 저녁이 네 사람의 관계를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끌고 간다.

이 작품은 '로비'(2025), '허삼관'(2015), '롤러코스터'(2013)에 이어 배우 하정우가 메가폰을 잡은 네 번째 연출작이다. 한국 영화에선 드문 19금 부부 코미디 장르로 관심을 모은다.
영화 '윗집 사람들' /사진=바이포엠스튜디오
김동욱이 연기한 현수는 한때 촉망받던 독립영화 감독이었지만, 지금은 정체기에 머물러 있다. 매일 밤 윗집에서 들려오는 과한 생활 소음으로 피로가 쌓여가던 그는 아내 정아(공효진)가 윗집 부부를 저녁 식사에 초대한 사실을 알고 불편함을 감추지 못한다.

일부에서 현수를 '하남자' 캐릭터로 본다는 말에 대해 그는 "찌질하다"고 솔직히 말했다. 이어 "잘 나가던 시절에는 자신감도 있고 유머러스한 사람이었을 것"이라며 "빈정거리는 모습이 많지만, 한때 매력적이었기에 정아도 그를 좋아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부부 관계의 변화에 대해 "저렇게 되는 건 어느 한 순간의 일이 아니라 우리가 모르는 수많은 순간이 쌓여 그렇게 되는 것"이라며 "그런 순간들을 쌓지 않으려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촬영하면서도, 관객으로 보면서도 '현수 같은 모습은 되지 말아야지'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영화 '윗집 사람들' /사진=바이포엠스튜디오
개인적인 변화도 언급했다. 2023년 결혼한 아내 스텔라김이 현재 임신 중으로, 그는 곧 '딸바보 아빠'가 된다. 그는 "아내가 임신을 하면 호르몬 변화가 생긴다고 하는데 남편도 호르몬 변화가 생기면서 아내가 예뻐 보인다고 하더라. 저도 공감이 된다"며 "(육아를 하며) 다행히 파국으로 치닫지는 않을 것 같다. 준비는 돼 있다"고 웃었다.

첫 아빠 역할에 대해선 "친구처럼 자주 소통하고 싶은 아빠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솔직한 대화가 가장 좋다고 하더라. 가장 어렵고, 가장 단순한 해결법"이라며 "저도 부족한 점이 많아 계속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김동욱은 작품에 대한 오해도 선을 그었다. 그는 "우리 영화가 어른들의 야한 이야기만 나누는 작품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을지 모르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며 "현수와 정아 같은 인물이 정말 많더라. 무심코 상대를 끓어오르게 하는 화법이나 행동을 본인도 모르게 하는 사람도 많고, 그런 대화가 실제로 벌어지는 관계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영화가 많은 관객들이 가볍게 문제의 실마리를 찾고, 스스로를 돌아보며 관계 회복의 계기를 만드는 작품이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윗집 사람들'은 오는 12월 3일 개봉한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