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팜테코, 비만약 마운자로 위탁생산…최대 2兆

美일라이릴리와 5년 이상 계약
세종공장에서 생산될 예정
다른 비만약 추가 수주 기대
SK그룹의 원료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자회사인 SK팜테코가 국내 세종공장에서 미국 일라이릴리의 비만치료제 마운자로(사진)를 생산한다.

▶본지 2024년 12월 12일 A1,14면 보도

28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SK팜테코는 마운자로의 원료의약품을 일라이릴리에 5년 이상 장기 공급하기로 했다. 계약 규모는 최소 1조원에서 최대 2조원 수준이다. 최대 기준으로는 SK팜테코 연 매출(약 8500억원)의 두 배가 넘는다.

마운자로와 위고비 등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계열 비만치료제가 국내에서 생산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마운자로는 글로벌 매출 1위 비만치료제다. 3분기에는 머크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 실적을 제치며 매출 기준 글로벌 1위 의약품으로 등극했다. 수주 실적은 2027년부터 SK팜테코 매출에 반영될 예정이며, 연간 2000억~4000억원 규모로 예상된다.

마운자로는 SK팜테코의 세종 공장에서 생산될 예정이다. SK그룹은 지난 3월부터 세종에 첨단 저분자·펩타이드 생산 공장(5공장)을 증설하고 있다. 약 1만2616㎡ 부지에 들어설 8개 생산라인에서 연간 수십t의 의약품을 생산할 수 있는 규모로 내년 가동이 목표다. 펩타이드 제조를 위한 연구개발(R&D) 시설과 미국 우수의약품 제조관리 기준(cGMP)을 충족하는 시험생산시설(킬로랩, 파일럿 플랜트)도 구축 중이다. 시장 수요에 따라 생산 능력을 빠르게 확장할 수 있도록 6공장의 외부 구조(셸)도 함께 짓고 있다.

업계에선 SK팜테코가 마운자로뿐만 아니라 다른 비만치료제도 추가 수주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비만치료제는 전 세계적으로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급증하는 수요에 글로벌 제약사도 기술력 있는 CDMO 업체를 찾고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주요 비만치료제 개발사들이 미국 정부로부터 약가 인하 압박을 받는 상황”이라며 “이미 입증된 기술과 더불어 가격 경쟁력까지 갖춘 SK팜테코에 대한 관심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오현아 기자 5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