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에 사서 화요일에 팔아라?…증시 수익률 가장 높은 요일은
입력
수정
금요일, 지난 5년간 평균 수익률 유일한 '마이너스'
화요일 수익률이 가장 높아
"대외변수 불확실성 의식…금요일에 회피 심리"
이달들어 3주 연속 금요일에 '급락'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매주 금요일에 유가증권시장(코스피) 하락세가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금요일인 지난 21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51.59포인트(3.79%) 내린 3853.26을 기록했다. 올들어 네 번째로 큰 낙폭이다.
이달 첫 금요일인 7일에도 하락세가 뚜렷했다. 코스피는 지난 7일엔 1.81% 내렸다.
지난 7일 확 빠진 지수는 그 다음주 목요일까지 5.49% 올랐지만, 이달 두 번째 금요일인 지난 14일엔 3.81% 급락해 상승분을 상당폭 반납했다. 지난 14일 낙폭은 올들어 세 번째로 컸다. 증권가 일각에서 ‘검은 금요일’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5년간 금요일만 '평균 수익률 마이너스'…화요일 수익률 가장 높아
올들어 코스피 하락률이 컸던 거래 요일도 금요일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증시가 가장 많이 하락한 5개 거래일 중 4개 거래일이 금요일이었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상호관세 조치를 발표한 지난 4월7일(-5.57%) 월요일을 제외하면 8월1일, 11월14일, 11월21일, 2월28일 등이 전부 금요일이었다.
이달 7일과 14일, 21일엔 인공지능(AI) 기업들 주가 거품 우려,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전망 후퇴, 글로벌 단기 유동성 우려 등에 지수가 내렸다.
범위를 넓혀봐도 비슷한 분위기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20년 이후 지난 21일까지 요일별 코스피 평균 수익률은 금요일이 -0.056%로 가장 낮았다. 유일하게 마이너스(-) 수익률 요일로 나타났다.
가장 수익률이 높은 요일은 화요일로 0.16%였다. 지난 5년간 요일별 평균 수익률은 목요일(0.067%), 수요일(0.052%), 월요일(0.011%)이 뒤를 이었다.
“주말 새 대외변수 우려…매도세 집중”
증시 전문가들은 주말 새 대외변수 리스크를 피하려는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금요일 증시가 내리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고 보고 있다.이진우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주말에 대한 불확실성을 피하려는 심리가 최근 금요일에 많이 집중된 경향이 있다"며 "주말에 관세 이슈가 자주 터지다 보니 관련 회피 심리가 작동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금요일에 실적을 발표한 기업들이 부진한 실적을 공개한 경우가 많아 상대적으로 금요일 코스피 수익률이 높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 자산운용사 운용역은 "최근 증시를 주도한 반도체·조선·방산 등 증시 주요 종목은 엔비디아를 비롯한 미국 기술주 주가, 미국의 관세 조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협상 분위기 등 대외 변수에 관련성이 높다"며 "불확실성에 민감한 투자자들이 주말 사이에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 포트폴리오를 정리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그는 "이는 불확실성이 상대적으로 적어지는 주초 요일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도 같은 이유 때문"이라면서도 "다만 주요 변수가 언제나 주말에 나타는 게 아닌 만큼 요일만이 아니라 종합적으로 투자 판단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오는 25일엔 미국 9월 생산자물가지수(PPI) 발표가 예정돼 있다. 오는 27일엔 10월 미국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와 Fed의 베이지북(경기동향 보고서)이 공개된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으로 CPI(소비자물가지수) 공개가 미정인 만큼 Fed가 12월 회의를 열기 전에 참고할 지표가 이전에 비해 많지 않다"며 "오는 25일 공개되는 PPI 지표 중요성이 기존 대비 부각되는 상황"이라고 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