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앞바다에 떠내려온 중국산 차 봉지, 뜯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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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이후 제주에서만 다섯 번째
5일 제주동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4일 오후 4시40분쯤 제주시 조천읍 해안가 갯바위에서 낚시객이 마약으로 의심되는 물체를 발견해 신고했다. 신고자는 "바다에서 떠밀려온 중국산 차 봉지를 발견해 열어보니 하얀색 결정체가 들어 있어 마약으로 의심해 신고했다"고 밝혔따.
해당 봉지는 최근 해경이 확보한 중국산 우롱차 포장지와 유사한 형태였으며 간이 시약검사 결과 '양성' 반응이 나왔다.
경찰은 약 1㎏가량의 케타민으로 추정하고 수사에 들어갔다. 이는 1회 투여량(0.03g) 기준으로 약 3만3000명이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마취제의 한 종류인 케타민은 다량 흡입 시 환각, 환란, 기억손상 증세를 불러일으켜 신종 마약으로 분류되고 있다.
앞서 지난달에도 경북 포항 임곡리와 제주시 애월읍 해변에서 각각 중국산 철관음(鐵觀音) 포장 형태로 위장된 케타민 1㎏이 발견됐으며 10월 말부터 이달 초까지 제주시 조천읍 해안가와 제주항에서도 같은 형태의 마약 봉지가 잇따라 발견된 바 있다. 모두 한자로 '茶(차)'라고 적힌 포장지 안에 백색 결정체가 밀봉돼 있었다.
특히 지난 9월29일 서귀포시 성산읍 광치기 해변에서는 20㎏ 규모의 케타민이 발견됐다. 이는 66만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이다.
최재호 제주동부경찰서 형사과장은 "마약을 국내에 유통하려던 것인지 아니면 대만 등 다른 지역으로 운반하던 중 경비정을 만나 바다에 버린 마약이 해류를 따라 제주로 흘러들어왔는지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수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