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철동 "넘볼수 없는 LGD만의 해자 만들자"

LG디스플레이 'CEO 온에어'

AX 통해 독보적 기술확보 강조
고부가 집중…4년來 흑자 눈앞
“확실한 경쟁 우위를 가지고 모방하기 어려운 ‘우리만의 해자(垓子)’가 필요하다.”

정철동 LG디스플레이 사장(사진)이 지난달 31일 경기 파주사업장에서 연 ‘CEO 온에어’에서 임직원에게 3분기 실적을 설명하며 당부한 말이다. 해자는 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 성 외곽에 물을 채워놨던 시설이다. 물이 깊고 넓을수록 적이 침투하기 어려운 만큼 깊이 있는 혁신과 변화를 통해 경쟁자가 넘볼 수 없는 시장 우위를 확보하자는 의미로 해석된다.

온라인으로 국내 전 사업장을 포함해 중국, 베트남 등 해외 사업장까지 실시간 중계된 이날 타운홀 미팅에서 정 사장은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으로 T(technology·기술 리더십), C(cost·수익 구조), Q(quality·품질), D(delivery·공급 안정성), R(relationship·고객 파트너십) 등 다섯 가지 키워드를 제시했다.

정 사장이 내세운 기술 리더십의 핵심은 인공지능 전환(AX) 가속화다. LG디스플레이는 제품 설계부터 제조 공정까지 AI를 전면 도입해 설계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하고, 원가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평을 듣고 있다. 정 사장은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새로운 생각으로 원가 개선에 도전하고, 우수 사례는 빠르게 확산해 다른 부분에 적용해야 한다”고 독려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3분기(연결기준) 431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1년 전(805억원 손실) 대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중심의 고부가 사업 구조 고도화와 강도 높은 원가 혁신을 한 덕분이다. 3분기 전체 매출(6조9570억원)에서 OLED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역대 최고인 65%에 달했다. 정 사장은 “연간 흑자를 달성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했다. 3분기까지 3485억원의 이익을 낸 이 회사가 올해 흑자 전환에 성공하면 2021년 이후 4년 만의 성과다.

정 사장은 “시장은 지금도 혁신 중이기 때문에 현상 유지는 곧 퇴보를 의미한다”며 “현실에 안주하지 말고 치열하게, 남들보다 두 배 빠르게 달려가자”고 강조했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