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고 일어나면 상한가…"2030년까지 장기 투자 사이클 온다"

AI 수혜, 다음 타자는 통신장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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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장비주가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인공지능(AI) 서비스와 사물인터넷(IoT) 확산 물결을 타고 통신장비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기대를 받은 영향이다.

통신장비주 잇따라 상한가…"장기 투자 사이클 온다"

29일 장중 통신기기업체 에이스테크는 가격제한폭인 29.91%까지 올라 상한가를 찍었다. 이 기업은 삼성전자와 에릭슨 등에 안테나 등을 납품한다.

이날 광케이블 장비 기업 이노인스트루먼트도 가격제한폭(29.83%)만큼 올랐다. 광트랜시버 등을 생산하는 자람테크놀로지(26.02%), 통신용 전력증폭기 등을 생산하는 RFHIC는 약 22%, 고주파(RF) 장비기업 쏠리드는 약 21% 상승했다. 무선통신 기지국용 안테나 등 RF 부품을 생산하는 케이엠더블유는 16% 올랐다.

이들 종목은 내년부터 주요국 통신장비 수요가 증가 사이클에 돌입할 수 있다는 예상에 주가가 오르고 있다. 내년엔 미국과 한국 등이 통신 주파수 경매를 열 전망이다. 통상 통신 주파수는 8~10년에 한 번씩 당국이 경매를 열면 통신사들이 낙찰받아 영업을 하는 구조다.

미국은 최근 4Ghz(기가헤르츠) 이상 대역에 대해 약 800Mhz(메가헤르츠) 폭을 주파수 경매 가능군으로 공개했다. 한국은 4세대 이동통신(LTE) 주파수 재할당과 5세대 이동통신(5G) 주파수 추가 경매를 앞두고 있다. 통상 통신사가 새 주파수를 받으면 6개월 이내에 통신장비를 발주한다.

AI 서비스 확산세도 통신장비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예상을 뒷받침하고 있다. 차세대 AI·IoT 서비스를 위해선 데이터 트래픽(송수신량)이 급증할 전망이라서다.

자율주행·디지털트윈 등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연동해 차량이나 로봇을 움직이려면 통신 지연도 기존에 비해 확 낮춰야 한다. 이를 지원하려면 기존 장비를 대폭 확대하는 한편 차세대 통신장비를 새로 들여야 한다. AI 정보 처리가 고도화하면서 기성 D램이 아니라 고대역폭메모리(HBM)가 필요한 것과 비슷하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미국을 시작으로 주파수 경매가 본격화하고, AI로 인한 트래픽 증가세가 뚜렷해지면서 통신사들의 설비투자가 늘 것"이라며 "내년부터 2030년까지 장기 투자 사이클이 일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엔비디아도 노키아와 맞손…"5G·6G 공동개발"

외국 증시에서도 통신장비주 상승세가 뚜렷하다.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28일까지 한달간 미국 뉴욕증시에서 노키아는 65.32% 급등했다. 이 기업은 중국 화웨이에 이어 세계 2위 통신장비기업이다.

노키아는 28일 엔비디아가 노키아와 협력해 차세대 5G·6세대 이동통신(6G) 네트워크 장비를 함께 개발하겠다고 발표하자 이날 하루에만 주가가 22.84% 뛰었다. 엔비디아는 이 발표와 함께 노키아의 지분 10억달러어치를 인수한다고도 밝혔다. 금투업계에선 통신장비업체들과 기술기업과의 협업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한달간 위성통신·광대역통신 장비업체 비아샛은 34.51% 올랐다. 광전송 장비기업 시에나는 25.65%, 광통신 부품기업 루멘텀홀딩스는 21.93% 상승했다. 통신장비와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제공하는 유비퀴티는 15.39% 올랐다. 세계 3위인 에릭슨의 미국 주식예탁증서(ADR)는 18.02% 올랐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