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무덤' 日 파고드는 현대차·기아, 전기차로 승부수

'재팬모빌리티' 첫 동반 참가

아이오닉 5·캐스퍼·PV5 등 선봬
수소전기차 넥쏘 일본에 첫 공개

일본차, 내연차 꽉 잡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전기차 약해 '기회'
현대차, 올 현지 판매량 증가세
BYD·테슬라 등과 '격돌' 예고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수입차의 무덤’으로 불리는 일본 시장에 승부수를 띄우기 위해 오는 30일 개막하는 ‘재팬모빌리티쇼 2025’에 부스를 꾸린다. 현대차와 기아가 일본 모터쇼에 동반 출품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차그룹은 도요타 등 일본 기업의 취약점으로 꼽히는 전기차를 앞세워 틈새시장부터 뚫는다는 전략이다. 변수는 중국이다. 세계 1위 전기차 업체인 비야디(BYD)가 신규 공략 국가 중 하나로 일본을 꼽고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어서다.

◇ 현대차 넥쏘 출격…기아는 PV5 선봬

21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일본 최대 모터쇼인 재팬모빌리티쇼에 동반 출품하기로 했다. 현대차는 이번 전시회에서 올해 새로 출시한 수소전기차 디 올 뉴 넥쏘를 일본 최초로 공개한다. 대표 전기차인 아이오닉 5와 인스터(국내명 캐스퍼) 확정형 모델인 인스터 크로스, 콘셉트카 인스터로이드 등도 전시한다.

기아는 첫 목적기반차량(PBV) PV5를 선보이며 일본 상용 전기차 시장을 두드린다. 기아는 내년에 PV5를 일본에 출시할 예정인데, 데뷔 무대를 재팬모빌리티쇼로 잡았다. 기아는 PV5에 이어 2027년 대형 전기밴 PV7을 일본에 투입할 계획이다. 현대차·기아가 이번 모빌리티쇼에서 선보이는 제품은 모두 전기차다. 내연기관차로는 도요타, 혼다, 닛산 등 쟁쟁한 로컬 브랜드를 넘어서기 어려운 만큼 일본 업체들이 상대적으로 약한 전기차로 승부를 본다는 전략이다.

현대차는 2009년 판매 부진으로 일본 시장에서 철수한 뒤 2022년 무공해차량(ZEV) 중심 라인업으로 재도전장을 던졌다. 단 한 명의 딜러 없이 모두 온라인으로만 판매하는 새로운 방식을 적용했다. 현대차는 올 4월부터 판매에 들어간 경형 전기차 인스터로 가능성이 확인되자 일본 시장에 힘을 주기로 했다. 올 1~9월 현대차의 일본 판매량은 759대로, 작년 연간 판매량(618대)을 넘어섰다. 주력 판매 차량은 인스터 크로스다. 일본에선 경형차 수요가 많기 때문이다.

◇ BYD는 日 슈퍼체인 제휴

현대차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아직 일본 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1%대에 그친다. 닛산 등 일본 브랜드가 버티고 있는 데다 BYD와 테슬라가 영토를 넓히고 있어서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 상반기 일본 전기차 시장 1위는 전체 판매량(2만9857대)의 40%를 차지한 닛산(1만1695대)이었다. 그 뒤를 테슬라(5542대)와 미쓰비시(9793대), BYD(1409대)가 이었다.

BYD는 이번 재팬모빌리티쇼에서 시라이언 6 DM-i, 아토3 등 전기차를 대거 선보인다. 고급 브랜드인 양왕의 슈퍼카 U9도 전시할 예정이다. BYD는 이날 현지 대형 슈퍼마켓 체인 ‘이온’과 제휴해 판매 거점을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BYD는 약 30곳에 판매 거점을 설치할 계획이다. 일본 경차 규격에 맞춘 전기차도 내년에 내놓는다.

일본 자동차 브랜드는 새로운 모델로 맞선다. 도요타는 기존 럭셔리 브랜드인 ‘렉서스’보다 한 단계 높은 ‘센추리’ 브랜드의 오렌지색 쿠페를 공개할 예정이다. 가격은 2500만엔(약 2억3500만원)부터 시작한다. 도요타는 또 렉서스의 6륜 구조 차량 등을 포함해 최소 3개의 콘셉트 차량을 선보인다. 혼다는 내년부터 출시하는 새로운 전기차 모델 ‘혼다 0 시리즈’를 비롯해 소형 비즈니스 항공기인 ‘혼다제트 엘리트 Ⅱ’를 전시한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