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 여신' 꿈꾸던 여성, 10조 코인 사기 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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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 블룸버그 통신 등은 30일(현지시간) 중국 사업가 지민 치안(Zhimin Qian)이 전날 영국 런던 사우스워크 크라운 법원에서 진행된 재판에서 "비트코인 사기 사건에서 주도적 역할을 했다"며 유죄를 인정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사건의 압수금 규모는 약 55억파운드(한화 약 10조3966억원)이다.
치안은 야디 장(Yadi Zhang)으로도 불렸다. 런던 경찰청은 성명을 통해 "장은 2014년부터 2017년까지 중국에서 12만8000명 이상의 피해자를 사기하는 대규모 사기를 조직하고 불법적으로 취득한 자금을 비트코인 자산으로 보관했다"고 밝혔다.
치안은 위조 서류를 사용하여 중국에서 도피한 뒤 영국으로 입국했고, 2018년 9월 그곳에서 부동산을 구매하여 돈세탁을 시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런던 경찰청 경제 및 사이버범죄 사령부 책임자인 윌 라인은 이 사건이 "영국 역사상 가장 큰 사건 중 하나이며, 전 세계적으로 가장 가치가 높은 암호화폐 사건 중 하나"라고 말했다.
지난해 공범으로 붙잡힌 원 줸(43)도 해당 범죄에 참여한 혐의로 징역 6년8개월형을 선고받았다. 런던 경찰청 수사관들은 줸이 비트코인 150개가 담긴 암호화폐 지갑의 이동을 도운 사실을 밝혀냈다. 당시 해당 지갑의 가치는 170만 파운드(약 20억원)이었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영국 경찰이 압수한 치안의 디지털 일기에는 티베트 불교 수장인 달라이 라마로부터 '환생 여신'으로 임명받고 싶다는 소망이 담겨 있었다. 더불어 크로아티아와 세르비아 국경지대에 위치한 초소형 독립국 리버랜드에 자신의 왕국을 세울 계획도 적혀 있었는데, 불교 사원 건립, 공항 및 항구 건설, 500만파운드(약 94억원) 상당의 왕관 등에 대한 열망도 드러냈다.
다만 치안은 교통사고로 걷기가 어려웠으며, 게임이나 쇼핑, 비트코인 거래를 하며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