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재 "'예측 가능한 행정'으로 기업 유치…교육으로 인재 품는 '자족 도시' 완성하겠다"

인터뷰 / 이현재 하남시장
이현재 하남시장이 시청 시장실에서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하남시 제공
30년 전, 대한민국 산업화의 심장에서 기업의 성장이 곧 국가의 운명임을 목도했던 한 공직자의 신념이, 이제 한 도시의 지도를 바꾸는 담대한 청사진이 됐다.

이현재 하남시장은 ‘기업하기 좋은 도시’가 곧 ‘시민이 살기 좋은 도시’라는 비전을 흔들림 없이 추진해왔다. 그는 행정가를 넘어, 하남이 지닌 무한한 가능성을 현실로 바꾸는 ‘성장의 설계자’로 주목받고 있다. 하남의 오늘을 만든 그의 소신과 내일에 대한 비전을 들어봤다.

▷이 모든 변화를 관통한 시정 철학의 핵심은 무엇이었습니까.

“모든 답은 ‘신뢰’라는 한 단어에서 시작한다. 행정이 시민과 기업의 신뢰를 얻지 못한다면, 그 어떤 청사진도 사상누각에 불과하다. ‘열린시장실’과 ‘이동시장실’이 때로는 시정을 향한 쓴소리가 쏟아지는 자리가 되기도 했지만, 피하기보다 경청하며 해법을 찾았다. 그 과정에서 불편한 목소리들은 정책을 개선하는 아이디어가 되었고, 소통하는 모습 자체가 신뢰의 바탕이 되었다. 이렇게 쌓은 시민과의 신뢰를 기반으로 기업에게 예측 가능한 행정을 펼치는 것, 그것이 하남 성장의 가장 중요한 원칙이다.”

▷미래 성장 동력에 대한 담대한 구상의 청사진은 어디서 비롯됐나.

“우리는 하남시의 이상적인 미래를 싱가포르에서 봤다. 최근 방문한 싱가포르는 단순한 벤치마킹 대상이 아니었다. 팝가수 테일러 스위프트의 공연이 도시 전체에 가져온 경제적 파급력이 얼마나 엄청난지를 온몸으로 체감했다. 마리나베이 샌즈가 도시의 부가가치를 끌어올리는 것을 보며, 잘 기획된 복합단지 하나가 도시의 운명을 바꾼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현지 석학의 조언은 우리의 비전에 화룡점정을 찍었다. 단순한 건물이 아닌, 주거와 문화, 산업이 살아 숨 쉬는 복합적인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는 우리의 방향이 틀리지 않았음을 세계적 흐름 속에서 증명받았다.”

▷‘교육이 곧 도시의 미래’라는 전략에 총력을 쏟는 이유는.

“답은 명확하다. 최고의 기업은 최고의 인재를 원하고, 최고의 인재는 최고의 교육 환경에서 탄생한다. ‘교육도시 하남’은 구호가 아닌, 가장 확실한 미래 투자 전략이다. 우리는 부모의 부담을 덜어주는 것을 넘어, 아이 한 명 한 명이 가진 잠재력이 폭발할 수 있는 시스템을 설계했다. 학교 지원금은 책상이나 비품이 아닌 오직 학생들의 ‘소프트웨어 역량’에만 투입된다. 2년 만에 주요 대학 합격자 수가 48% 급증한 경이로운 성과는 우연이 아니다. 우리는 결과로 증명했다.”

▷도시의 성장을 시민의 삶으로 어떻게 연결하고 있나.

“도시의 성장이 시민의 자부심이 되지 못한다면 의미가 없다. 기업 활동의 혈맥인 교통망은 5개 지하철 시대를 열며 더욱 힘차게 뻗어 나가고 있다. 주말이면 시민들은 한강을 따라 조성된 ‘미사한강모랫길’을 맨발로 걸으며 여유를 즐기고, ‘뮤직 인 더 하남’과 같은 문화 축제는 이제 완벽히 시민의 일상에 스며들었다. 신뢰의 행정이라는 씨앗을 심어 기업 유치라는 튼튼한 줄기를 키웠고, 교육과 문화라는 풍성한 가지를 뻗었다. 궁극적인 목표는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자족도시’를 완성하는 것이다. 하남이 내딛는 모든 발걸음이 새로운 역사가 되리라 확신한다.”

하남=정진욱 기자 croc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