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K이노엔, '케이캡' 인도 진출…위식도역류질환 대표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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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8년 100개국 진출 목표
비만·당뇨·아토피 신약 도전
판교에 신규 R&D 플랫폼 열어
◇케이캡, 위식도역류질환 게임체인저
케이캡은 HK이노엔이 개발한 ‘대한민국 30호 신약’이다. 지금까지 △빠른 약효발현 △6개월 장기복용 안전성 확보 등의 특징으로 국내 소화성 궤양용제 원외처방실적 1위를 차지하고 있다.2019년 국내 출시 이후 지난 6월까지 국내에서만 8100억원의 원외처방 실적을 기록하며 위식도역류질환 시장의 대표주자로 자리 잡았다. 현재 한국을 포함해 중국, 미국, 인도, 중남미 등 총 54개국에 진출해 있다. 2028년까지 100개국에 진출해 2030년까지 글로벌 매출 3조원 달성이 목표다.
특히 케이캡은 글로벌 시장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미국 현지 파트너사인 세벨라(Sebela)는 최근 임상 3상 주요 결과(톱 라인)를 성공적으로 발표했으며, 올해 중으로 미국식품의약국(FDA) 허가 신청을 계획하고 있다. 미국 역류성 식도염 약 시장은 30억달러(약 4조3000억원)으로 평가된다.
세계 인구 1위이자 의약품 시장 규모 4위인 인도에서도 케이캡은 큰 기대를 받고 있다. 인도 현지 파트너사 닥터 레디(Dr. Reddy’s)는 케이캡을 P-CAB 계열의 대표 제품으로 키우겠다는 의지를 담아 현지 제품명을 ‘피캡(PCAB)’으로 명명했다.
케이캡은 이제 글로벌 톱5 의약품 시장에 대부분 진출하며, 세계 치료 트렌드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비만 및 아토피치료제 도전
세계적으로 비만이 주요 질병으로 떠오르는 가운데, HK이노엔도 GLP-1 계열 신약 후보물질 ‘에크노글루타이드(IN-B00009)’를 통해 이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이 물질의 국내 개발 및 상업화 권리를 보유한 HK이노엔은 최근 국내에서 비만 및 당뇨를 대상으로 한 임상 3상에 착수했다.
앞서 중국에서 진행된 비만 임상 3상에서는 48주 투여 시 평균 체중이 15% 이상 감소하는 고무적인 결과가 확인되며 시장의 기대감을 높였다.
비만치료제 시장은 전 세계적으로 급성장 중인 분야로, 에크노글루타이드가 상업화된다면 HK이노엔의 시장 입지가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HK이노엔은 국내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JAK-1 억제 기전을 활용한 아토피 피부염 신약 IN-115314를 개발 중이다. 이 신약은 사람용 연고제와 반려동물용 경구제로 각각 개발되고 있으며, 현재 사람용 연고제는 임상 2상, 반려동물용 경구제는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사람용 연고제의 임상 1상 결과는 지난 17일부터 20일까지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유럽피부과학회(EADV 2025)에서 공개됐다.
경증에서 중등증 성인 아토피 피부염 환자 16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투여 4주 차에 50~75%의 환자가 피부 상태가 ‘깨끗함(0)’ 또는 ‘거의 깨끗함(1)’으로 개선됐다. 또한 습진 중증도 평가 지수(EASI) 점수는 최대 78% 감소했으며, 투약 후 1주 차부터 유의미한 개선 효과가 나타났다.
반려동물 시장에서도 IN-115314는 큰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전 세계 반려동물 의약품 시장은 약 30조 원 규모로, 특히 반려견 아토피 치료제 시장은 이미 2조원을 넘어섰다.
HK이노엔은 임상 3상에서 IN-115314와 경쟁 제품인 아포퀠정(오클라시티닙)을 비교해 소양증 및 피부병변 개선 효과를 평가할 계획이다.
◇R&D 플랫폼, 신약 포트폴리오 확장
HK이노엔은 소화, 비만, 면역 등 만성질환 중심의 신약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기 위해 국내·외 연구개발 기업에 대한 지분 투자와 공동 연구개발을 활발히 진행 중이다.특히 최근 경기도 판교 제2테크노밸리에 오픈한 R&D 플랫폼 ‘HK이노엔 스퀘어’는 연구개발 인재들이 한데 모여 차세대 기술과 물질을 연구하는 허브로 자리 잡고 있다.
HK이노엔 관계자는 “시장 경쟁력이 높은 신약 한 개가 기업에 주는 가치는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기술이전 또는 상업화 등 다양한 목표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기술력으로 주목받는 제약바이오기업이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유림 기자 you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