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총인건비제 폐지하라"…우중 시위 벌인 1만 노조원들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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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 근로자 1만명, 세종대로 집결
서울대병원 등 국립대병원 4곳도 참여
17일 오후 3시 서울 숭례문 앞 세종대로. 김태인 공공운수노조 사무처장이 무대에 올라 개회를 알렸다. 묵념과 함께 ‘임을 위한 행진곡’이 울리고 구호와 포토타임으로 분위기가 고조됐다.
이날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소속 공공기관 노동자들은 총파업·총력투쟁대회를 열고 공공기관 정책 전환을 촉구했다. 집회에는 철도노조, 국민건강보험노조, 국민연금지부, 서울교통공사노조 등 공공기관 노동자 1만여명이 참석했다.
참가자들은 시청역 8번 출구에서 숭례문 앞까지 약 600m 거리의 편도 4차로를 가득 메웠다. 오후 3시께부터 내린 폭우로 앉아서 집회를 진행하는 것이 어려워지자, 참가자들은 1시간 내내 일어선 채로 현장 발언과 문화 공연 등을 이어갔다.
엄길용 공공운수노조 위원장은 대회사에서 “공공부문 현장에서 이재명 정부의 공약은 후퇴를 거듭하고 있다”며 “공공기관을 민주적으로 혁신하겠다는 공약을 걸고 당선된 정부가 공공기관을 시장성 중심으로 평가하겠다는 세부 과제를 내는 것은 모순”이라고 비판했다.
오종헌 국민연금지부 지부장은 “공공부문 노동자에게만 일방적으로 희생을 강요하는 것은 부담하다”며 노정교섭 제도화를 촉구했다. 강철 전국철도노동조합 위원장은 “이재명 정부가 산재사고 예방을 이야기하지만 여전히 국토부는 열차가 다니는 선로에 노동자를 몰아넣으려 한다”며 안전인력 충원을 요구했다.
참가자들 역시 “투쟁”, “공공기관 노정교섭 법제화”, “총인건비제 폐지” 등의 구호를 외치며 현장 발언에 힘을 실었다.
의료연대본부 소속 국립대병원(강원대·경북대·서울대·충북대병원) 조합원들도 21년 만에 최대 규모의 공동파업에 돌입하고 이날 총파업에 가세했다. 윤태석 의료연대본부 부본부장은 “정부의 국정운영 계획에는 공공의료와 지역의료를 살릴 방법이 없다”며 지역의료 격차 해소와 공공의료 강화, 노동조건 개선을 촉구했다.
오후 4시께 폐회선언 이후에는 1시간가량의 행진이 이어졌다. 참가자들은 숭례문에서 시작해 서울역·숙대입구역을 거쳐 삼각지역까지 행진했다. 공공운수노조 관계자는 “정권이 바뀐지 100일이 지났지만 공공기관은 바뀌지 않았다”며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공동 투쟁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영리 기자 smart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