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활용 금융 정보 서비스 확대 B2C 사업 경쟁력 높여 실적 쑥 2년 내 시가총액 2000억 도전”
배당 증가 가능성 … “올해 비과세”
백문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 백 번 듣는 것보다 한 번 보는 게 낫다는 말이다. 가짜뉴스 홍수 속 정보의 불균형을 조금이라도 해소하기 위해 주식 투자 경력 19년 3개월의 ‘전투개미’가 직접 상장사를 찾아간다. 회사의 사업 현황을 살피고 경영진을 만나 투자자들의 궁금증을 해결한다. 전투개미는 평소 그가 ‘주식은 전쟁터’라는 사고에 입각해 매번 승리하기 위해 주식 투자에 임하는 상황을 빗대 사용하는 단어다. 주식 투자에 있어서 그 누구보다 손실의 아픔이 크다는 걸 잘 알기에 오늘도 개인투자자 입장에서 기사를 쓴다. <편집자주>
송지혜 사원이 인프라 보안 모니터링 화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윤현주 기자“인공지능(AI)을 활용한 금융데이터 서비스를 고도화해 기관·일반 투자자들의 금융 길잡이가 되겠습니다. 올해 인덱스 지수 사업 확대로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하겠습니다.”
코스닥시장 상장사 에프앤가이드의 이기태 대표(1969년생)는 지난달 31일 한국경제신문과 만나 “2년 내 기업가치를 2배로 높이겠다”며 승부수를 띄웠다. 이 대표의 인터뷰는 지난 3월 취임 후 처음이다.
이기태 대표가 인터뷰를 마친 후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윤현주 기자이 회사는 2000년 7월 5일 설립된 회사로 ‘모든 사람이 쉽고 편하게 금융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자’는 경영 이념으로 출발했다. 2013년 국내 최초 코넥스시장 1호 상장사로 이름을 알렸고 2018년 경쟁사였던 와이즈에프앤을 흡수합병 하면서 국내 최대 온라인 기반 금융정보 제공업체로 도약했다. 이후 2020년 코스닥 이전 상장했다. 본사는 서울시 강서구 마곡중앙2로 61에 있다.
주요 사업 영역은 금융정보, 인덱스 지수, 펀드 평가다. 작년 매출의 60% 이상을 담당한 금융정보의 경우 구독형 금융데이터 조회 서비스와 고객사 사이트 투자정보제공과 고객 맞춤 지원 솔루션 등이 해당한다. 상장사의 재무 정보, 실적 컨센서스 등의 데이터를 제공하며 월 정액 구독 방식 과금 또는 건별 수수료를 받고 있다.
이정용 부장이 상장패 등 트로피를 보여주고 있다. 윤현주 기자
이기태 대표 “투자 정보 플랫폼 서비스 개편 … B2C 영업 강화”
이 대표는 “현재 삼성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등 약 1200곳의 B2B(기업 간 거래) 고객을 확보했는데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대대적인 서비스 개편을 진행했고 11월 결과물이 나온다”고 말했다. 투자 정보 플랫폼 ‘리타민’은 세 개의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스타터의 경우 월 9900원에 기업 요약 내용을 볼 수 있다. 스탠다드 상품은 월 3만4900원에 보고서를 하루 10건씩 조회할 수 있고, 프로페셔널 상품은 월 8만9900원에 무제한 확인할 수 있다.
이 서비스의 특징은 미래에셋증권, 키움증권 등 전 증권사의 리포트를 한곳에서 빠르게 제공하고 25년 업력의 주식시장 및 산업 기업, 경제 등 방대한 데이터베이스를 증권, 운용, 연기금, 은행, 보험, 협회, 일반 기업 등에 제공한다. 웹페이지를 통해 리포트와 재무, 주식, 채권 등 해외 정보를 제공하는 와이즈리포트가 주요 상품으로 꼽힌다. 리서치센터의 공통기업 수익 추정 모델을 통해 애널리스트 추정치를 관리하고 보고서 작성에 필요한 각종 데이터의 유기적 통합 관리 및 각종 관련 툴을 제공한다.
김혜정 과장이 사회공헌 활동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윤현주 기자
인덱스 지수 사업도 속도 … 가상자산 지수 사업도 준비
또 “인덱스 지수 사업의 경우 국내 ETF(상장지수펀드) 시장이 지난달 말 260조원을 돌파했는데 ETF가 추종하는 지수를 제공하고 연기금과 위탁자산운용사 등에 벤치마크 지수를 제공하며 순자산가치(NAV)에 비례한 수수료 또는 건별 수수료로 수익성을 높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에프앤가이드는 국내 민간 최초 실시간 지수 서비스를 구현한 선도적 지수 사업자로서 지수 산출에 필요한 방대한 데이터베이스를 보유하고 있다. 자산운용사·증권사에 ETF·ETN(상장지수증권) 지수 등을 제공한다.
그는 “올해 국내 증시 ETF 성장에 힘입어 인덱스 사업 운용자산(AUM)이 크게 확대됐다”며 사업 고도화 의지를 밝혔다. 이어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지수 및 채권지수 상장을 계획 중이며 다양한 지수를 산출·관리하는 시스템(FINDEX)을 연내 내놓겠다”고 했다. 해당 시스템은 고객이 직접 시뮬레이션하고 실시간으로 다양한 조건을 비교·예측할 수 있는 맞춤형 엔진 기술로 단순한 기능을 넘어 고객이 직접 서비스를 체험하고 이해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에프앤가이드의 지수를 추종하여 운용되는 ETF 규모는 약 28조원이다. 이중 개발 상품 중 1조원 이상 순자산을 자랑하는 종목은 KODEX삼성그룹, SOL 조선TOP3플러스지수, PLUS고배당주, KODEX 2차전지산업지수 등이 있다고 한다.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가상자산 지수 사업도 놓치지 않는다. 이 대표는 “글로벌 가상자산 ETF 시장 규모가 약 235조원 정도인데 미국이 먼저 치고나갔다”며 “한국도 정부 규제 완화 땐 새로운 시장이 열리는 만큼 그에 맞는 역할을 하겠다”고 했다.
이 대표는 “사용자 친화적 환경 구축을 통한 서비스 경쟁력을 강화하고 AI 기술을 활용한 신규 서비스 및 금융언어모델(LLM) 경쟁력 우위를 확보하겠다”고 덧붙였다. 리서치 AI검색 기능을 강화하는 것이 해당하는 데 예를 들면 ‘삼성전자가 최근에 내놓은 서비스나 상품이 사용자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있나요?’ 질문을 하면 AI가 20개의 관련 리포트를 찾아주는 형태인 것이다.
2018년부터 사상 최대 실적 경신 … 19년째 흑자
금융 정보 서비스 고도화로 2018년부터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 중이다. 2018년 매출 114억원, 영업이익 17억원에서 작년 매출 316억원, 영업이익 76억원으로 6년 만에 각각 177.19%, 347.06%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은 15.69%에서 24.2%까지 뛰었다. 특히 2006년부터 19년 연속 흑자 경영으로 안정성, 수익성, 성장성을 모두 겸비했다는 평가다. 상반기 매출 175억원, 영업이익 42억원으로 올해도 실적 신기록이 유력하다. 독립리서치 아리스(ARIS)는 올해 매출 350억원, 영업이익 87억원을 전망했다.
우상향 실적에도 대형주 장세 속 철저하게 소외되어 있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주가는 8710원으로 1년 2개월 만에 77.35% 폭락했다. 작년 9월 24일 고점(3만8450원) 이유는 대주주인 화천기공과 전임 대표의 경영권 분쟁 때문이었다. 지금은 경영권 분쟁이 해결돼 시장의 관심에서 멀어졌다. 최근 5거래일 간 하루 거래 대금이 10억원도 안 될 정도로 빈약하다.
에프앤가이드 주가 월봉 그래프 캡처.이를 지적하자 “매출과 이익 규모를 확 키워서 시장에 존재감을 보이겠다”며 “2년 안에 시가총액 2000억원 회사(2일 994억원)로 키우겠다”고 답했다. 또 “배당 성향은 당기순이익의 30% 수준까지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회사는 2020년 1주당 배당금 100원에서 작년 220원까지 올렸는데 올해는 비과세 배당을 예고했다. 같은 기간 배당수익률은 1.12%에서 2.81%까지 높아졌다. 증시 호황으로 사상 최대 실적이 유력한 만큼 배당금 증가 가능성도 있다.
투자 부정 요인으로는 금융정보 시장이 포화됐고 소규모 경쟁사들이 저가 상품으로 점유율을 뺏으려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25년 DB와 신뢰, 다양한 금융정보 제공 노하우로 고객들과 유대를 강화할 방침이다.
총 주식 수는 1141만332주로 화천기공(지분 12.16%) 외 특수관계인 10인이 지분 47.71%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김군호(전임 대표) 외 특수관계인 2인이 지분 10.49%다. 해외 기관이 약 15%를 들고 있어 유통 물량은 사실상 20% 정도다. 개인투자자는 2분기 기준 약 4450명으로 파악된다.
2분기 기준 현금성 자산 41억원, 마곡 사옥 장부가 기준 100억원(시가 220억원 이상 추정), 영등포 부동산 약 270억원을 보유 중이다. 부채비율 28.41%에 그치고 자본유보율 963.24%로 재무 상태는 우량한 수준이다.
김민지 사원이 리포트 컨센서스 데이터 입력을 하고 있다. 윤현주 기자이 대표의 사회 첫발은 1995년 장은증권이었다. 첫해 연봉은 2400만원으로 매달 보너스가 나왔고 현대, 대우그룹의 2배 수준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1997년 IMF 사태를 겪고 이듬해 9월 강제 퇴사하게 된다. 동서증권, 고려증권 같은 중소형 증권사들이 쓰러졌는데 당시 직장을 살리고 싶은 심정에 여의도와 명동을 돌면서 호소문을 돌렸다고 한다. 첫째가 1998년 9월 태어나 어떻게 해서든 가족을 책임지기 위해 종신보험도 판매하며 밤새 일했다고 한다. 당시 서울 창동에 살았는데 국내 1호 이마트가 문을 열자 기저귀를 싸게 사기 위해 주말에 일찍 가서 문 열기만을 기다렸다고도 한다.
1998년 6월 16일 종합주가지수가 277포인트 바닥을 찍고 증시가 반등을 하자 증권사에 다시 입사할 수 있었다. 1999년 5월에 들어가 올해 2월 3일(삼성증권 본부장)까지 만 25년을 채우고 상장사 최고경영자로 올라섰다. 다니던 회사가 사라지고 밑바닥부터 일하며 재도전을 해서였을까. 그는 인생을 늘 감사한 마음으로 살아간다고 한다. 이 때문에 인터뷰 내내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
이예리 사원이 서비스 모니터링 화면을 소개하고 있다. 윤현주 기자독립리서치를 운영하는 이재모 아리스 대표는 2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국내 리포트 플랫폼 시장에서 독점에 가까운 점유율을 확보한 에프앤가이드는 국내 증시 호황으로 최근 해외 기관 미팅이 6건 정도로 늘었다”며 긍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이어 “매년 매출액이 15% 이상 증가한다”며 내년 400억원 매출 돌파도 예상했다. AI 기술을 활용한 투자정보 신 서비스에 높은 기대감을 갖고 목표주가를 1만5000원(타겟 PER 20배 정도)으로 제시했다. 현 주가 대비 72.22% 상승 여력이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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