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맛있다!"…농식품부 장관도 반한 '이 아이스크림' [김익환의 부처 핸즈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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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하겐다즈' 노리는 미스터밀크
제주관광객 필수선물 '우유샌드' 생산
주변 성이시돌 목장서 유기농 우유 조달
이시돌 목장, 수익금으로 복지사업
지난 13일. 이른바 아이스크림·치즈 '덕후(마니아)'라는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제주도에서 아이스크림 한 컵을 다 비웠다. 송 장관은 "제가 우유를 잘 마시지 않지만 아이스크림은 정말 좋아한다"고 했다. 송 장관 옆에서는 아일랜드 출신으로 1986년부터 제주도에 자리를 잡은 마이클 리어던 조제프(한국명 이어던) 신부도 아이스크림을 한입 베어 물면서 미소를 지었다.
이들은 이날 제주시 한림읍에 자리 잡은 아이스크림·치즈 업체인 '미스터밀크'를 찾았다. 이 회사가 파는 우유샌드는 제주를 찾는 관광객의 필수선물로 꼽힌다. 제주공항에서만 55만개가 팔렸다. 한국 관광객들에게 인기 많은 일본 훗카이도산 비스킷 '시로이 코이비토'가 견주는 사람도 있다. 이어던 신부가 근방에서 운영하는 이시돌 목장의 유기농 우유를 조달받아 제품을 생산한다. 이시돌 목장은 우유 판매대금 상당액을 호스피스병동·요양원 운영에 쓴다.
2014년 출범한 미스터밀크는 이 밖에 '제주 성이시돌목장 젤라토', '성이시돌목장 유기농 우유', '제주 성이시돌목장 우유샌드'를 생산하고 있다. 이 회사 신세호 대표이사는 회사를 출범하면서 2016년 이탈리아를 찾았다. 당시 현지에서 치즈 학교, 이듬해에는 젤라토 학교에 다니며 기술을 익혔다. 그는 제주도에 공장을 짓고 이탈리아 치즈·젤라토 설비를 들여오기 위해 마음을 먹었다.
식자재인 유기농 우유에 대한 고민도 크지 않았다. 공장 주변에 이어던 신부가 이사장으로 운영하는 이시돌 농촌사회개발협회의 목장에서 우유를 조달하는 계획을 일찌감치 세웠기 때문이다. 이시돌 목장은 젖소 700마리를 사육하고 있다. 이들 젖소는 유기농 풀 사료로 유명한 '이탈리안 라이그래스'를 먹여 키운다. 그만큼 생산하는 유기농 우유에는 베타카로틴·오메가 3 함량이 풍부하다. 그만큼 우유·치즈의 맛이 고소하다는 평가다. 이시돌 목장은 하루 생산량인 원유 2~4t을 매일 미스터밀크 공장에 공급 중이다.
그만큼 성장 속도도 빠르다. 이 회사 제품인 우유샌드는 제주공항에서 '잇템'으로 통하면서 55만개가 팔리기도 했다. 현대 쿠팡과 배민상회, 현대그린푸드, 롯데백화점 등에 제품을 납품하고 있다. 올해 6월에는 글로벌 물류기업인 키네나젤그룹과 테스트물량 3960달러어치 제품을 납품하면서 첫 수출에 나서기도 했다. 매출도 빠르게 늘고 있다. 2023년 3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은 2024년 15억원, 올해 상반기 23억원으로 불었다. 올 하반기에는 50억원까지 불어날 전망이다.
미스터밀크의 사업은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성장했다. 우유 원가는 보통 1리터에 1100원, 유기농 우유는 1800원가량에 불과하다. 우유 1리터로 하겐다즈 미니사이즈 아이스크림 20개 생산이 가능하다. 이 아이스크림 20개 가격은 8만원 수준이다. 부가가치를 50~70배로 키운 것이다.
내년에는 감귤·천혜향을 이용한 소르베(사베트) 등 브랜드 개발에 나서는 동시에 설비도 증축하기 위해 100억원을 추가로 투자할 계획이다. 투자유치를 통해 자금을 마련할 계획이다. 앞으로 중국과 동남아 시장을 발판 삼아 글로벌 유제품 기업으로 성장할 계획이다.
신세호 대표는 "생산량이 많지 않은 이시돌의 유기농 우유를 바탕으로 아이스크림을 생산해 판매하는 것은 제주도 지역 경제와 낙농산업 유가공업 안정화에 기여할 것"이라며 "제주 젤라또로 '한국판 하겐다즈'로 성장하고 싶다"고 말했다.
제주=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