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회사 지분 활용한 EB '봇물'…SK케미칼, 2400억 조달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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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바이오사이언스 지분 유동화▶마켓인사이트 9월 3일 오후 3시 4분
자금 유치해 신사업에 투자
SK케미칼이 SK바이오사이언스 지분을 활용해 2400억원 규모의 교환사채(EB) 발행을 추진한다.
SK케미칼은 2018년 백신(VAX)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SK바이오사이언스를 설립했다. SK케미칼은 SK바이오사이언스 주식 66.43%를 보유한 대주주다. 이 가운데 지분 6%가량을 토대로 2400억원 규모 EB를 발행할 예정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2021년 유가증권시장에 공모가 6만5000원에 상장했다. 그해 하반기 주가가 30만원을 넘어서기도 했지만 이후 꾸준히 내리막을 보였다. 이날 주가는 4.69% 오른 4만9150원에 마감했다. 시가총액은 3조8518억원이다.
SK케미칼의 SK바이오사이언스 지분 유동화는 지난해부터 SK그룹 내부에서 꾸준히 논의됐다. SK바이오사이언스 지분을 유동화해 확보한 자금을 SK케미칼 신사업에 투자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SK케미칼 관계자는 EB 발행 계획에 대해 “확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주식시장에서 자회사나 자사주를 바탕으로 EB를 발행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LS그룹의 전선 및 케이블 솔루션 전문 기업 LS전선도 LS마린솔루션 지분을 기초로 한 4000억원 규모 EB 발행을 추진 중이다.
LS전선은 LS마린솔루션 지분을 66.75% 보유하고 있다. LG화학도 배터리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 지분을 활용한 유동화 방안을 검토 중이다. LG화학은 지난 5월 EB를 차환 발행해 1조3000억원을 조달했다.
자사주 의무 소각을 골자로 한 상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자사주를 활용한 EB 발행도 증가하고 있다. 하림지주는 자사주를 기초로 1000억원대 EB 발행을 추진 중이다. LS그룹 계열 지주사인 인베니(INVENI)도 자사주 671만1000주를 활용해 468억원 규모의 EB를 3일 발행했다.
한 IB 관계자는 “증권사들이 상장사 EB 발행을 주관하기 위해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며 “기업들도 자사주 관련 상법 개정을 앞두고 조달을 서두르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