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신한·하나銀, 10월부터 ELS 판매 재개

지점 30%서만 영업 가닥

은행별 200여곳 거점 점포서
고위험 상품 전용창구 운영

농협銀도 ELS 판매 재개 채비
은행은 비이자수익 추가 기대
은행들이 주가연계증권(ELS)을 비롯한 고위험 금융상품을 판매하는 거점점포를 전체 영업지점의 30%까지 두고 운영할 수 있을 전망이다. 당초 예상보다 많은 거점점포를 둘 수 있게 돼 은행들은 다소 안심하는 분위기다. ELS 판매를 중단한 국민 신한 하나 농협 등 네 은행은 영업 재개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들 은행은 ELS가 신규 비이자수익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르면 10월 판매 재개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최근 국내 은행의 고위험 금융상품 판매를 전담하는 거점점포를 전체 영업지점의 30% 수준까지 두도록 허용하는 쪽으로 가이드라인을 잡았다. 금융위원회가 지난 2월 고위험 상품은 거점점포에서만 판매하도록 관련 제도 개선안을 내놨을 때 예상보다 늘어났다. 김소영 당시 금융위 부위원장은 “전체 지점의 5~10%가 거점점포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은행들은 이 같은 가이드라인에 맞춰 거점점포를 지정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6월 말 국내 은행 영업지점은 총 5521개(출장소 포함)다. 최대 한도 수준으로 단순 계산하면 약 1650개 지점에서 ELS를 판매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 등 5대 은행은 각각 200~300곳을 거점점포로 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홍콩 H지수 ELS 손실 사태’ 후 ELS 판매를 중단한 국민·신한·하나·농협은행이 영업 재개 준비에 속도를 내는 분위기다. 다만 예상보다 늦게 가이드라인의 윤곽이 나와 당초 예상한 9월 판매를 시작하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 은행은 이르면 10월을 목표로 ELS 영업을 준비하고 있다.

은행들은 앞으로 거점점포에 고위험 상품 전용 창구(상담실)를 마련해 일정 자격을 갖춘 전담 직원에게 업무를 맡길 예정이다. 이들 직원은 일반적인 여수신 업무도 처리할 수 있다. 다만 고위험 상품 전담 직원을 통해 여수신 상품에 가입한 고객은 이 상품에 가입한 지 5영업일이 지나야 담당 직원에게 상담받고 ELS에 투자할 수 있다.

◇비이자이익 증가 기대

ELS 판매 재개를 준비 중인 은행들은 비이자이익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최근 증시 호황에 힘입어 국내 ELS 발행 규모가 늘고 있어서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 들어 이달 25일까지 국내 ELS(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 포함) 발행 금액은 27조934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3% 증가했다.

ELS는 기초자산 가격이 사전에 지정한 범위 안에서 움직이면 약속한 이익을 거둘 수 있도록 설계됐다. 기초자산이 주로 특정 주가지수와 개별 종목 가격으로 구성돼 있기 때문에 주가 하락 위험이 작아질수록 유리하다. 수익률은 대체로 연 7~10% 수준으로 이보다 높은 상품도 적지 않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시중은행 예금금리가 연 2% 초중반으로 떨어져 ELS 투자 매력이 더 커지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은행들은 금리 하락과 정부의 고강도 규제 등으로 주력 사업인 ‘이자 장사’가 어려워지자 다른 사업의 경쟁력을 키우는 데 힘을 쏟고 있다. 5대 은행의 올 상반기 비이자이익은 총 2조8181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38.7% 증가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